사회 사회일반

양대노총 개포재건축 '새벽집회'...주민도 경찰도 "괴롭다"

23일 1,000여명 맞불집회후

오전 6시께부터 매일 이어져

인근 주민 피로감·불편 호소

경찰도 교대근무자 정해 대응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가 번지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집회에 따른 소음이 발생하고 특히 현재 중간고사 기간인 인근 학교들은 경찰에 소음신고도 잇따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대 노총의 집회는 계속될 예정이라 주민들의 피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지부 노조원 40여명은 이날 디에이치자이개포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오전6시께부터 약 3시간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지난 23일 오전7시부터 12시간 동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건설 노동자들 1,000여명이 맞불집회를 연 뒤 연달아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시 민주노총 측이 한국노총 건설 작업자 및 비노조 소속 작업자들이 현장 안전교육장에 들어가려 하자 이를 막으며 소란이 발생했다. 17일에도 건설현장 앞에서 양대 노총의 충돌이 빚어졌다.


양대 노총의 맞불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주변 주민들은 피로감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며 인근에 있는 서울영희초등학교와 중동중학교 등의 학생과 학부모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A(41)씨는 “두 노총이 집회를 잇따라 열면서 소음도 크고 교통도 불편하다”며 “인근 학교가 시험기간인데 방해받았을 학생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23일에는 소음신고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도 계속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며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라 주민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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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로 인한 개포동 주민들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에 반대하는 전국철거민연합회가 상시로 집회를 해왔다. 최근 퇴거에 불응하던 세입자들이 이주하며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주민들은 이제 양대 노총의 집회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집회를 해온 전철연을 상대로 주민들의 감정이 안 좋다”고 말했다.

집회현장 대응을 해야 하는 경찰관들도 매일 새벽 출근이 반복되자 교대근무자를 정해가면서 피로감을 덜어내려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노총의 집회가 이른 아침부터 진행되다 보니 경찰관들의 피로가 쌓이는 게 사실”이라며 “인원이 많지 않아 지금은 3~4명씩 교대로 돌아가면서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양대 노총의 갈등은 디에이치자이개포아파트 시공에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들어가게 되자 기존에 이곳에서 일하던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우리 쪽 조합원도 더 고용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과의) 마찰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집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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