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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200조 퇴직연금] DB형 수익률, 임금상승률 밑돌아...기업 부담 커져

원리금 보장에 수익률 저조

퇴직부채 매년 2~3% 늘어나




직원이 500명이 채 안 되는 중견 전자부품사인 C사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고 있는데 최근 저금리로 퇴직연금 운용에 고민이 많다. 직원들의 임금상승률보다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크게 낮아 추가 적립해야 하는 금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임금인상률은 매년 평균 4~5%를 기록하고 있지만 운용수익률은 2% 초반에 불과하다. 퇴직 시점의 평균임금×근속연수만큼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 회사는 매년 2~3%가량의 퇴직부채가 추가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사와 같이 DB형을 도입한 회사들의 퇴직부채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다. DB형은 지난 2018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190조원 중 63.8%(121조원)를 차지한다. 즉 회사가 책임지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해 직원들의 퇴직 시점에 정해진 퇴직금을 줘야 하는 방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문제는 DB형이 대부분 원리금 보장 상품 운용에 쏠려 있어 수익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2014~2018년 5년간 DB형 수익률은 평균 1.9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임금상승률은 평균 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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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섭 IBK기업은행 퇴직연금팀장은 “최소한 임금상승률만큼의 운용수익률을 올려야 기존에 적립한 퇴직연금에 대한 추가 퇴직부채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연금자산을 운용해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을 본격적으로 지급하지 않다 보니 ㄱ기업들이 퇴직부채 증가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퇴직부채를 재무 리스크로 인식하고 수익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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