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홍콩 은행 업계 10년만에 채용 열풍

10여년간 인력 줄여왔던 홍콩 은행업계서 채용 훈풍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로 관련 인력 필요

가상은행 생겨난 것도 이유

대형 금융기관들이 모인 홍콩 중심가 /블룸버그대형 금융기관들이 모인 홍콩 중심가 /블룸버그



지난 10년간 감원 칼바람이 불었던 홍콩 은행 업계에 모처럼 채용 훈풍이 불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현지시간) 리크루팅 회사인 배런스앤컴퍼니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차타드(SC), HSBC,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대형 은행들이 정보기술(IT) 및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관련 지식을 보유한 다국어 능통자를 경쟁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대출업체 위랩(WeLab), SC은행, 중국은행(홍콩 법인), 중안온라인 등 가상은행(순수 인터넷은행) 업에 진출한 금융사들도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위랩의 경우 직원 수를 현재 100명에서 1년 안에 두 배로 늘릴 예정이며, SC의 가상은행 합작법인도 4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HSBC가 2017년 기술담당자 120명을 해고하는 등 글로벌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는 최근 10년간 은행들의 감원 바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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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온라인 거래 증가로 인력 감축을 이어왔던 홍콩 은행들이 채용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사업인 웨강아오 대만구(Greater Bay Area) 프로젝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2017년 3월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 구상을 처음 공개했으며 올 2월 세부적인 청사진을 발표했다.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성 내 9개 도시를 잇는 첨단산업 권역을 조성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웨강아오 대만구가 구축되면 인구 6,800만 명, 경제규모 1,600조원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형성되면서 투자와 은행 거래도 급증할 전망이어서 은행들도 인력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제리 창 배런스앤컴퍼니 매니징디렉터는 “최적의 후보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본토에서 수년 간 일한 경력자”라면서 “이들 후보군은 홍콩과 본토의 문화, 기업 구조, 중국 정부 부처와의 관계 등을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가상은행 증가에 대비해 미리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홍콩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기존 4곳 외에 추가로 4개사에 가상은행 면허를 발급할 예정이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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