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관련 로버트 뮬러 특검의 448쪽짜리 수사결과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미국 백악관 고문 변호사가 불만을 터뜨리며 뮬러 특검을 비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18일 법무부가 수사결과 보고서 편집본을 공개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 끝”,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승리를 자축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법률팀 내뷰에선 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이 사실은 25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백악관 변호인단 소속인 에밋 플러드 고문 변호사가 지난 19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보낸 5쪽짜리 서한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CNN방송은 “플러드 고문 변호사는 서한에서 특검보고서의 내용 및 형식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점은 특검보고서 편집본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이다.
먼저 그는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뮬러 특검이 내린 ‘결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특검보고서는 ‘사법 방해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고 형사적으로 처벌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에 대해 우리가 확보한 증거는 아무런 범죄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지 못하게 하는 어려운 이슈’라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도 않지만, 또한 그가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적시했다. 이에 플러드 고문 변호사는 당시 서한에서 “특검팀은 대배심에 기소장 반려를 요구하든 기소를 거부하든 해야 했다”며 “특검팀은 대신 기소에 관한 호기심만 불러일으켰다”고 비난했다.
특히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라고 기술한 부분은 “그저 정치적 언급”이라며 “정부 시스템하에 있는 어떤 누구도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정치적이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뮬러 특검팀이 정치 게임을 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플러드 고문 변호사는 특검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우리는 의회가 대통령의 부정한 권한 행사를 막을 권한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명시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서한에서 “뮬러 특검이 의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공함으로써 월권했다”고 비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함께 플러드 고문 변호사는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편집본 공개 과정에서 ‘행정특권’을 발동하지 않은 것이 앞으로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라며 행정특권을 그대로 유지하길 바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협조하라고 했다고 해서 그의 보좌관들의 의회 출석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라며 두 가지 사안은 전혀 별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플러드 변호사는 1998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 사건 파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자문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초 ‘러시아 스캔들’ 대응 전담을 위해 백악관 변호인단에 영입됐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