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글로벌아이] 70대…밀레니얼…女 오바마…당나귀 기수만 21명

닻 오른 2020 美대선

왼쪽부터 차례대로 피트 부티지지, 베토 오로크,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왼쪽부터 차례대로 피트 부티지지, 베토 오로크,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저지를 지상과제로 둔 미국 민주당의 오는 2020년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가 다음달 첫 TV토론을 시작으로 막을 연다. 트럼프의 연임을 막겠다며 손을 든 민주당 후보는 현재까지 총 21명. 유력 주자 대부분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벌일 주인공이 누가 될지를 놓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사전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TV토론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지명, 초반 코커스 등 변수가 많아 향후 경선 판세는 여러 차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를 선언한 후보는 21명으로 30대 젊은 기수에서 70대 노장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후보도 5명이나 된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독보적 후보가 보이지 않자 난립하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전국 지명도를 높이고 선거자금을 많이 모으기 위해 앞다퉈 경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장’ 바이든 前 부통령 선두질주

트럼프에 러스트벨트 탈환 예고

TV토론·러닝메이트 변수될 듯

대선을 1년반가량 앞두고 있어 아직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의 총성은 울리지 않았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바이든은 CNN이 민주당 지지자 1,000여명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9%의 지지율로 2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5%)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8%)을 큰 차이로 앞섰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36%의 지지율로 샌더스(22%)와 워런(9%)을 따돌렸다.

미 동부의 작은 주(州)인 델라웨어에서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내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간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은 전국적 지명도를 갖췄을 뿐 아니라 트럼프에 빼앗긴 중산층 백인 남성 및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의 표를 탈환할 기대주로 꼽혀 경선 초기 독주하는 것으로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러스트 벨트에 속한 3개 주는 플로리다와 함께 내년 대선 승부를 좌우할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힌다. 백악관도 이 때문에 바이든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후보 중 유일하게 바이든을 겨냥해 비판 트윗을 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다음달 26~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신호탄으로 총 12차례의 TV토론이 남아 있는데다 아직은 본격적인 유세전에 불이 붙지도 않은 상태여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누가 선택받을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거나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50~60%에 달하고 민주당 성향의 슈퍼팩(민간 정치자금단체)들도 아직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곳이 많다.

특히 바이든은 고령인데다 오랜 정치경력으로 인해 구시대 인물로 비쳐질 수 있고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과도한 여성 신체접촉 문제도 여전히 남아 경선 레이스에 적잖은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고령이지만 바이든을 바짝 추격하는 샌더스 의원은 진보적 색채와 풀뿌리 선거자금 모금 등으로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미투(Me too)’ 리스크에서도 비켜나 있다. 다만 샌더스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해 중도층 공략 등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으로는 워런 의원 앞서지만

다크호스 부상 해리스도 추격

내년 3월께 후보윤곽 정해질 듯


워런 의원과 함께 카멀라 해리스(54), 털시 개버드(38), 에이미 클로버샤(58) 상원의원과 작가인 메리앤 윌리엄슨(66)은 여성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해리스 의원은 워런보다 초반 지지율은 낮지만 미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 출신에 흑인으로 ‘여자 오바마’라는 별명이 붙어 경선이 본격화하면 바이든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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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로는 베토 오로크(46) 전 하원의원과 코리 부커(49) 상원의원, 라틴계인 훌리안 카스트로(46)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이른바 ‘X세대’ 후보들이 있다. 여기에 최연소로 밀레니얼 세대임을 자처하는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까지 가세했다. 이들 중 오로크 전 의원은 지난해 선거에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상원의원에 출마했다 아쉽게 낙선해 전국적으로 주가를 올렸으며 동성애자인 부티지지 시장은 ‘LGBT(성소수자)’ 단체는 물론 청년층의 열광적인 지지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3위권에 들며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현직 공화당 대통령에 도전했던 2004년처럼 민주당 경선은 ‘누가 트럼프 재선을 저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며 “어떤 후보가 ‘트럼프를 꺾을 최적임자인지’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는 트럼프로 후보 굳힌 상태

언론 “경제 좋아도 도덕성 문제

재선 가능성 45% 안팎 그쳐” 분석

선거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TV토론과 유세전을 거치며 일부 약체 후보들이 경선을 중도 포기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경선 레이스에서 주목되는 분수령은 내년 2월3일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등록 당원만 투표)와 2월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일반 유권자 참여)다. 이후 내년 3월3일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 등 10여개 주 경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윤곽이 정해지고 내년 7월 중순 위스콘신주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1명만 경선 출마 의향을 나타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내년 대선 후보가 굳어진 상태다. 미 언론들은 경제가 호조를 보이지만 ‘러시아 스캔들’ 후폭풍과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거짓말 등 심각한 도덕성 문제로 재선 가능성이 45% 안팎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간 또 한차례 진흙탕 대선전이 예고되는 셈이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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