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30전 오른 1,168.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71원80전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중 1,170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7년 1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1,170원대를 오가며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결국 정확히 1,17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170원대는 2017년 1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은 일차적으로 ‘금리인하는 없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RB) 선언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할 강한 근거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48% 선에서 2.53% 선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로 유입됐으며 뉴욕 증시가 이틀연속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까지 부각되며 달러 사자 주문이 몰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강한 미국 경제와 약한 한국경제가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하며 지난 1·4분기 3.2%(연율)상승한 반면 한국은 -0.3%(전분기대비) 역성장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최근 수출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된 것도 실물부문을 통한 달러 공급 감소로 이어지면서 원화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110원대에서 출발해 꾸준히 상승해왔다. 중국 실물경제 악화도 위안화와 동조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상승속도가 가파를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로 이어지면서 금융부문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블룸버그에 “한국경제 둔화우려와 추가경정예산 규모에 대한 실망감에 원화값이 1,20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