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4일 연다. 이는 황교안 대표 체제로 돌입한 이후 광화문에서 여는 세 번째 집회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20일과 27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연 바 있다. 당시 각각 1만, 5만명 가량이 몰리면서 광화문 일대가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한국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복장을 착용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3일 당직자들에게 집회 참가를 독려하면서 ‘자율복장 착용’을 권했다. 한국당 측이 실제 속내라고 알려진 이유는 대(對)여 투쟁에 대한 쉬운 참여 유도다. 당직자들에게 지금껏 고수해왔던 붉은색이 아닌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도록 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오시는 분이 많은데 빨간색으로 (고수)하면 당 행사 같지 않으냐”는 한 한국당 의원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당이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보수 대통합’의 기치를 높인 만큼 대여 투쟁 집회에도 뜻을 같이하는 이는 모두 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복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의 자율복장 선택에 다소 고민이 엿보인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당의 선택에 대여 투쟁에 대한 국민들의 자율적 참여를 독려한다는 부분과 동시에 미세한 위기감도 감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3일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 내 ‘한국당 해산 청원’ 참여 인원은 170만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황 대표가 같은 날 ‘경부선’에 이은 ‘호남선’ 장외 투쟁을 위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으나 물세례와 거센 항의만 마주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자율복장 선택은 당 동원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자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당 지지율은 30%대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하지만 한국당 해산 청원이 170만명에 이르는 등 반대 뜻을 밝히는 이도 적지 않다. 그만큼 한국당과 뜻을 같이하는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장외 집회에 동참하는 모습을 확인돼야 앞으로 대여 투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당을 상징하는 색의 옷을 입는 건 결집력이 높다는 뜻도 되지만 반대로는 당만 강조하는 모양새라 최근 각 당이 선거 때를 제외하고 잘 강조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더해 현재 진행 중인 장외 집회 참여율을 높임으로써 국민의 뜻에 따라 대여 투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하는 측면도 엿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