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이란에 경고…중동에 항모·폭격기 추가배치

볼턴 "동맹 공격땐 가차없는 대응"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이란 원유 수입금지 예외조치 중단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이란을 향한 노골적인 군사적 압박까지 더하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과 폭격기를 미국 중부사령부 지역(중동)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이익이나 동맹국을 공격하면 가차없는 대응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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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CNN 등 현지 주요 매체는 “이란의 무력 행사가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경고’ 의미로 항모 전단 파견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볼턴 보좌관 역시 이란의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한 관료의 말을 인용해 중동지역 내 육군과 해군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천명의 미군이 바레인과 카타르 등에 주둔하고 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란군과 대리군이 미군을 공격할 수도 있는 준비를 한다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의 연이은 제재 강화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이 페르시아만을 자기 것으로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달 초 이란의 원유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8개국에 예외조치 적용을 중단한 것에 대해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자 이란도 중동 주둔 미군을 똑같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가운데 볼턴 보좌관의 이 같은 조치로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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