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韓美정상 北발사체에도 '식량지원' 합의...트럼프 방한 추진키로

北 발사체 정보교환 및 북미 협상 재개방안 협의

靑 "현재 국면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 논의"

스티브 비건 9~10일 방한 김현종 면담할듯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9일 방북, 리선권 만나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모습.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대화 궤도 이탈을 방지하는 동시에,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공감대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달 11일 워싱턴DC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한 지 26일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밤 10시부터 35분간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 가능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미 정상이 도발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에 대한 맞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이어가는데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두 정상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직접 만났으나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뾰족한 대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4일 단거리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다시 고조된 상황이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공조하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신한 트윗 메시지가 북한을 계속 긍정적 방향으로 견인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또 최근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Q)가 발표한 북한 식량 실태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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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미 외교 실무채널은 다시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긴급통화에 이어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일본을 거쳐 9~10일 방한할 예정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북핵 수석대표들이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한 양국 간 공조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에 따라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하는 한편 청와대를 방문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면담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가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에 합의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당초 한미가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비건 대표의 방한 직전 북한이 기습적으로 단거리발사체를 동해상으로 쏘면서 미 조야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을 거쳐 방한한 비건 대표가 한미일 삼각공조를 통해 대북 압박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남북관계에 파열음이 생기는 상황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8일 방북할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통일부 장관은 8일 통일부 소속 기관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해 업무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상주 근무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번 방북을 ‘업무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북한의 발사체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인 만큼 김 장관이 북측 인사와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김 장관의 카운터파트 격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책임 있는 인사’와 회동할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 거기에 대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홍우·박우인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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