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섬 제주도에서 삶과 세상을 바꾸는 환경 캠페인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가 본궤도에 오른다. 본지가 기획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사단법인 제주올레, 한국관광공사, 한국소비자원 등이 힘을 모은 이번 세바우 캠페인은 환경문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8일 오후 제주시 제주도청 제1청사 삼다홀에서 개최된 세바우 캠페인 업무협약식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희숙 한국소비자원 원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각 기관 대표로 참석했다. 이들 기관은 이날 협약 체결을 통해 세바우 캠페인을 널리 알리고 지속 가능한 자연을 위한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0% 재활용 종이컵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한편 분리수거를 통한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등 자연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도는 도민과 제주 관광객을 대상으로 세바우 캠페인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203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펼쳐왔던 친환경 정책과 세바우 캠페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올레길에 자리한 카페들을 환경보전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알리는 ‘세바우 거점’으로 활용한다. 이들은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세바우 캠페인 전용 종이컵을 전달·수거하고 제주도 내 재활용도움센터로 옮기는 역할을 맡는다. 올레길을 방문한 관광객과 함께 펼치는 ‘클린올레’ ‘클린바당올레’와 같은 실천적 캠페인과 세바우 캠페인을 연계해 환경 인식의 저변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르면 올 상반기 공모를 통해 친환경 관광에 대한 국민 참여를 이끌어내고 국민들이 유명 관광지에서 환경에 대한 배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수년간 친환경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대국민 의식 개선 사업에 방점을 찍어왔던 한국소비자원도 대국민 친환경 인식이 확산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국민 참여를 통한 친환경 소비문화 정립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이날 원 지사는 세바우 캠페인이 쓰레기 처리 문제에 고민이 많았던 제주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세바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펼치는 한편 도민과 관광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우리 모두가 작은 불편을 나눠 가짐으로써 큰 변화에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상에서 시민의식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나부터 실천하는 어른이 돼 전파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무대인 제주올레를 관리·운영하는 서 이사장 역시 “제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관광객과 이주민을 만나면서 환경적 측면에서 격동을 겪고 있다”며 “저희는 길에서 제주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워갈 수 있도록 여행객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국내적으로 폐플라스틱 같은 쓰레기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며 “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해 관광지에서 친환경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환경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가야 할 유산”이라며 “시민 한 명 한 명의 이해와 참여가 제주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청정자연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소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기관의 대표들은 제주에서 물꼬를 튼 세바우 캠페인을 서울 등 수도권,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를 포함한 내륙지역으로 확장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본지가 올해 연중 캠페인으로 닻을 올린 세바우 캠페인은 기사를 통해서만 대국민 의식 개선을 꾀했던 기존 언론사들의 환경 캠페인과 달리 현장에서 실천적으로 펼쳐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을 가진다. ‘세바우’의 첫 출발지를 제주로 잡은 것은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 인식에서다. 제주는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지만 곳곳은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 해수욕장을 비롯해 성산일출봉·천지연폭포·쇠소깍 같은 여행지에 버려진 쓰레기는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 아니라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제주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제주는 섬 안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도내에 관련 설비를 갖춘 업체도 손으로 꼽을 만큼 드문 실정이다. 이로 인해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명성 못지않게 국내 쓰레기 배출량 1위 지역(거주민 기준)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본지는 시대의 화두인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세바우 캠페인을 제주에서 시작해 내륙 곳곳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천 가능한 환경 캠페인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한편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별로 진행 중인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환경 캠페인을 널리 알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본지가 펼치는 세바우 캠페인은 단순히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거나 일회용품을 단번에 없애자는 실현 불가능한 선언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의 선순환을 꾀하자는 것이다. 즉 생산과 소비, 관리 및 폐기,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 시스템이 하나의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오는 2027년까지 생산·소비 단계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제품 재사용 촉진을 통해 폐기물의 근원적 발생을 절감한다는 정부의 자원순환 기본계획과도 맥을 같이한다. /제주=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