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삼수 끝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며 기존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발행어음 시장 3파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8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를 승인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증선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며 두 번째로 KB증권 발행어음 인가를 논의한 이날 증선위는 8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간신히 결론을 내렸다. 증선위는 “최대주주의 대표자에 대한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가 심사중단 사유에 해당하는지 쟁점이 됐지만, 논의 끝에 심사중단 사유로 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금융노조와 시민단체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제기한 소와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이에 불복한 항고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증선위는 다만 금융노조가 항고 기각 처분에 불복해 재항고를 제기한 점을 고려해 금융위 상정 전에 KB증권의 비상대비 계획 수립 여부를 확인하고 금융위 논의를 거쳐 발행어음 인가를 최종 승인하기로 했다.
조건부라는 점에서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늦어지게 됐지만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큰 문제가 없는 한 연내 발행어음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이 가능하다. KB증권이 가세할 경우 연내 발행어음 시장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숙원사업인 발행어음 인가에 파란불이 켜지며 새로 수장이 된 김성현·박정림 공동대표도 경영행보를 본격화하게 됐다. KB증권은 2017년 7월부터 2년 가까이 발행어음 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두 차례나 인가 신청을 했고 지난달 19일 열린 첫 증선위에서도 승인이 보류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주 공략층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금리의 발행어음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