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일 북한이 쏜 발사체를 ‘복수의 탄도미사일(multiple ballistic missiles)’로 규정하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이 협상을 원하지만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며 ‘톱다운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내비쳤다.
미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북한이 쏜 발사체는 복수의 탄도미사일로 구성돼 있으며 300㎞를 날아 북한과 일본 사이의 공해상에 떨어졌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들은 작은 단거리미사일들이었다”고 확인하며 “아무도 그 일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2면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몇 시간 만에 불법 환적을 이유로 북한 선박을 압류하고 몰수 소송까지 하는 등 대북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미 법무부는 이날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어니스트’호를 압류하고 선박을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을 미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조 데머스 법무차관보는 “ 이는국제 제재 위반으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첫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제재 위반으로 북한 인력과 기업을 기소했지만 선박을 압류한 적은 없었다.
다만 미국은 대화 의지도 동시에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협상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나는 그들이 그걸 날려보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대화의 창을 여전히 열어두면서도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휘둘려 양보안을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의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