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 김지영(23·SK네트웍스)은 데뷔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7년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하며 강호의 등장을 알렸다. 2017년 상금 랭킹 17위, 지난해 15위 등으로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최정상급 반열로 한 계단 올라서기엔 우승이 적은 게 아쉬웠다. 3년 동안 우승은 한 번뿐이었고 지난해 두 차례 등 5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 흔들린 퍼트와 쇼트게임이 약점이라고 진단한 김지영은 지난 겨울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전지훈련에서 “죽도록 연습했다”는 그는 “서너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내 골프가 훨씬 탄탄해졌음을 느낀다”며 “상금왕이나 대상(MVP) 같은 타이틀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지영은 10일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2년 만의 두 번째 우승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마침 이 대회는 첫 승을 거뒀던 ‘약속의 무대’다. 경기 용인의 수원CC 신코스(파72·6,559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뽑아낸 그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첫 홀인 10번홀(파4)부터 12m 장거리 퍼트를 홀에 떨군 뒤 11번(파5)과 12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엮어냈다. 후반엔 6번(파4)과 8번홀(파5)의 각각 1m와 2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지영은 경기 후 “내 스타일에 잘 맞는 코스다. 최근 3개 대회에서 13위-컷오프-32위로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승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페어웨이가 넓고 전장이 긴 코스에서 김지영을 비롯한 장타자들과 강자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우승 없이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장타퀸’ 김아림(24·SBI저축은행)이 공동 선두에 나서 김지영을 위협했다. 특급신인 조아연(19·볼빅)과 지난주 교촌 허니 대회에서 우승 ‘한풀이’를 한 7년 차 박소연(27·문영그룹), 폭발적인 장타로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를 제패한 루키 이승연(21·휴온스)이 1타 차 공동 3위(4언더파)로 추격했다. 공동 3위에는 베테랑 안시현(35·골든블루), 김지현(28·한화큐셀), 최가람, 류현지, 아마추어 홍정민 등 8명이 몰렸다.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진(20·롯데)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김효주(24·롯데)는 3언더파 공동 11위로 첫날을 무난하게 마쳤다. /용인=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