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로백' 3초의 馬力...상위1% 홀린 魔力...슈퍼카의 세계

근육질 보디에 압도적인 파워

'남자들의 로망' 이미지 넘어

여성고객 비중도 갈수록 늘어

페라리·맥라렌·람보르기니

4년새 판매량 3배 넘게 증가

수입차업체들 韓시장에 눈독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애스턴마틴. 세련된 감성에 낭만을 더한 2019년형 애스턴마틴의 DB11은 영화배우 김혜수씨를 홍보대사로 선택했다. 신사의 슈퍼카로 불리는 애스턴마틴은 김씨와의 시너지 효과를 고객층 확대에 두고 있다. 40대 남성 전문직 및 자영업자에 국한돼온 고객을 30대 및 여성들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슈퍼카는 흔히 ‘남자들의 로망’으로 불린다. 하지만 슈퍼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슈퍼카는 이제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남성 고객은 속도감과 출력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 모델을 선호하지만 최근 늘고 있는 여성 고객들은 장거리 여행에도 적합한 승차감을 갖춘 슈퍼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슈퍼카는 매끈하면서도 근육질을 뽐내는 차체와 압도적인 출력 등 뛰어난 성능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공간활용성이 떨어지고 쾌적한 승차감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슈퍼카 애호가에게는 단점이 되지 못한다. 슈퍼카 가격은 2억원 후반이나 3억원대부터 형성되며 일부 수작업으로생산된 슈퍼카는 수십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슈퍼카 제조업체 부가티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단 한대뿐인 신차 ‘라부아튀르 누아르’는 1,100만유로(약 140억원)에 팔리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에 이름을 올렸다.


슈퍼카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급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재산의 한 가치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며 “슈퍼카를 찾는 이들에게 슈퍼카는 재산가치이자 차별화된 나만의 개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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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명인사들이 슈퍼카를 경쟁적으로 수집하는 것도 일반인들의 슈퍼카 소유욕을 자극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축구선수 손흥민 등이 다수의 슈퍼카를 가진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 선수는 페라리의 ‘라페라리’를 소유했다. 963마력의 6,000㏄ 엔진이 시속 100㎞를 단 3초 만에 주파하는 라페라리는 돈이 있다고 아무나 탈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단 500명만 이 날렵한 괴물을 소유하고 있다. 손 선수는 페라리 고유의 빨간색이 아닌 검은색 라페라리를 탄다. 빨간색이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의 상징색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슈퍼카 시장은 다른 세상이다. 소득 상위 1% 안팎의 부자들이 주로 슈퍼카를 선택하는 만큼 경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슈퍼카 시장은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하기도 한다.

국내 차량데이터 조사기관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정식 판매되는 3대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맥라렌·람보르기니의 지난해 총판매량은 258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들 3개 브랜드가 총 79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세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슈퍼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슈퍼카 업체 관계자는 “차량 소유자들의 모임인 오너스클럽, 오페라 관람 등 문화행사, 대기고객을 위한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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