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정거래법 개정 선제 대응…기업·주주가치 제고 의도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종합광고회사인 이노션월드와이드의 최대주주 정성이 고문이 보유지분 일부를 롯데컬처웍스에 넘기기로 한 것은 앞으로 강화될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미리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계기로 삼아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오너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은 10일 정 고문이 보유한 지분 27.99% 가운데 10.3%를 롯데컬처웍스에 넘기기로 했다. 콘텐츠 사업 파트너십을 통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그동안 불거졌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에서 벗어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비상장사인 이노션은 현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 고문이 지분 27.99%를, 아들 정의선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0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합계 지분율 29.99%로 공정거래법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총수 일가 지분율 30%를 간신히 밑돌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이러한 이노션의 지배구조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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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이노션의 이번 지분 맞교환은 앞으로 강화될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에서 미리 벗어나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사익 편취 규제 기준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총수 일가 지분 20%로 통일하고 이들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노션이 이날 정 고문의 지분 10.3%를 롯데 측에 넘기기로 하면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 합계는 19.69%로 낮아져 20%를 밑돌기 때문에 규제 기준이 강화되더라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실제 이노션 측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한 불확실성 해소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이노션의 선제적 대응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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