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8년의 기다림 끝에...강성훈, 더 짜릿한 생애 첫 승

'158전 159기'...한국인 6번째 PGA 우승컵

PGA바이런 넬슨 2타차 정상

최경주처럼 서른둘에 첫 우승

한때 후원 중단·속임수 논란

2부 전전하던 시절 등 이겨내

"오래 걸렸지만 꿈 이뤄 행복"

강성훈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최종 4라운드 10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댈러스=AP연합뉴스강성훈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최종 4라운드 10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댈러스=AP연합뉴스




강성훈(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뒤 아내와 아들에게 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강성훈(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뒤 아내와 아들에게 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


강성훈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댈러스=USA투데이연합뉴스강성훈이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댈러스=USA투데이연합뉴스


“유건아, 이거 갖고 싶어?”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관심을 보이는 아기의 모습에 강성훈(32·CJ대한통운)은 ‘아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8년 만, 159번째 대회만의 첫 우승이었다.

강성훈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GC(파71)에서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달러)에서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해 2위 그룹인 맷 에브리(미국)와 스콧 피어시(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7~2018시즌에 모은 시즌 상금보다 많은 142만2,000달러(약 16억7,000만원)를 한 번에 벌었다. 시상식에서 그의 곁에는 아내 양소영씨와 지난해 태어난 아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1415A34 최종성적


강성훈은 PGA 투어에서 우승한 여섯 번째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김시우 다음이다. 지난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김시우 이후 2년 만에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했다. 2002년 ‘개척자’ 최경주가 우승 물꼬를 텄을 때가 호적상 나이로 서른둘(실제로는 서른넷)이었는데 강성훈도 서른둘에 첫 승을 터뜨렸다. 강성훈은 “어릴 적 타이거 우즈의 우승을 보면서 PGA 투어 우승을 꿈꿨는데 조금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꿈을 이뤄 행복하다”며 “최경주 선배가 해준 ‘아무것도 바꾸지 말고 네 경기를 해라. 다른 선수가 뭘 하는지 보지 마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11년 PGA 투어에 뛰어든 강성훈은 그동안 우승 기회가 꽤 있었지만 번번이 놓쳤다. 2017년 셸 휴스턴 오픈이 가장 안타까웠다. 최종 라운드를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하고도 짧은 버디 퍼트를 계속 놓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인 61타를 친 이번 대회도 쉽지 않았다. 궂은 날씨로 3라운드에 9홀밖에 돌지 못했다. 1타 차 2위로 내려온 뒤 하루 27홀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잔여경기에서 2타를 줄여 3타 차 선두로 마지막 18홀을 맞은 강성훈은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타를 줄이며 트로피를 움켜쥐었다. 고비마다 터진 두 번의 세 홀 연속 버디가 강성훈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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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으로 2부 웹닷컴 투어로 내려가 2015년 11월까지 약 3년간 고생하기도 했던 강성훈은 이날 우승으로 오는 2020~2021시즌까지 두 시즌 간 PGA 투어 카드를 확보하게 됐다. 내년 마스터스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았고 138위였던 세계랭킹은 63계단을 뛰어올라 75위가 됐다. 후원사가 없어 한동안 모교(연세대)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서는가 하면 지난해는 드롭 위치를 놓고 동료 선수가 제기한 속임수 논란에 마음고생 하기도 했던 강성훈이다.

강성훈은 이날 4라운드에서 평균 294.5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면서 85.7%의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해 해설진의 탄성을 자아냈다. 1라운드에 100%를 찍는 등 그의 드라이버 샷은 최장 340야드까지 날아가면서도 거의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린 적중 때 퍼트 수도 1.61개로 전체 3위였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강성훈은 웹닷컴 투어를 뛰던 시절 국내 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에 평균 드라이버 샷이 285야드에 머물렀던 그는 2015년 웹닷컴 투어에서 평균 300야드를 쳤다. 이후 교습가 조지 갱카스를 만나면서 몸통과 하체 사용을 극대화한 스윙을 익혔고 똑바로 가는 장타를 장착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공을 부숴버릴 것처럼 드라이버 샷을 세게 친다. 172㎝로 키는 크지 않지만 격투기 선수에게나 어울릴 듯한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 PGA 투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았고 버티고 버텨낸 끝에 우승까지 다다랐다. 나란히 메이저 3승씩을 올린 브룩스 켑카(미국)와 조던 스피스(미국)가 각각 4위와 공동 29위로 강성훈의 들러리 역할을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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