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생 팽개치고...지지층 결집에만 매몰된 여야

文의장·여야 대표 초월회...黃 불참

靑-한국당, 영수회담 형식 '핑퐁'

총선 겨냥 '독설과 반격' 대결 지속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모두가 국회 정상화 해법을 마련하기보다 각기 지지층에 호소하는 ‘정치 없는 국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한 사람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가 조금 가라앉으면 또 다른 이가 더 센 발언을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자기 지지층을 결집해가고 있다. 민생은 없이 서로가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데 동업자가 된 모양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월례회동 ‘초월회’를 열었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국순회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유로 끝내 불참했다. 문 의장이 국회 정상화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황 대표의 불참으로 회동의 취지는 퇴색됐다. 초월회에 불참하는 대신 황 대표는 경북 구미보 현장에서 최고위원회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과 1대1 영수회담을 하자고 했더니 청와대에서 온갖 핑계를 대며 거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1대1 회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칙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일각에서 ‘선(先) 5당 대표, 회동 후(後) 1대1 회담’ 카드를 제시했지만 한국당은 이 역시 거절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왜 간명하고 빠른 길 대신에 먼 길을 가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과 대화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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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오른쪽 세번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백혜련(오른쪽 세번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한국당이 회담 형식을 두고 ‘핑퐁’을 하는 사이 여야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이날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 원내대표는 ‘일베’ 등 극우 누리꾼들이 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인 ‘달창’이라는 발언을 한 뒤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망언, 세월호 유가족 비하 등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목적이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한국당의 막말을 총정리했다.

‘독설과 반격’의 대결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를 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7~1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3%포인트 오른 34.3%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상승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이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은 1.4%포인트 내린 38.7%를 기록했지만 전주까지 민주당 역시 3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중도층 이완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양당 모두 내부 결속력을 높여 총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겠다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호·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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