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국제 콩쿠르 우승 타이틀보다 음악가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선우예권 '나의 클라라'로 첫 전국 투어 리사이틀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 기념

직접 고른 곡으로 프로그램 구성

1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공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지난 2017년 세계 4대 콩쿠르 중 하나인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밴 클라이번을 포함해 그의 국제 콩쿠르 1위 입상은 8회에 달한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첫 전국 투어 리사이틀 ‘나의 클라라’ 홍보영상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자’라는 문구를 빼버렸다. 타이틀이 아닌 음악성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것이다.

선우예권은 13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나의 클라라’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감사하고 값진 타이틀이지만 굳이 보여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대신 이번 투어에서 음악가로서 좀 더 무게감 있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리사이틀은 오는 16일 울산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10개 도시에서 열린다.


선우예권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여러 공연을 선보였지만 본인이 직접 고른 곡으로 리사이틀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그램은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아내 클라라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의 곡으로 구성했다. 음악사에서는 슈만과 부인 클라라, 제자 브람스의 삼각관계 이야기가 유명하다. 세 사람은 사랑과 우정을 넘어 음악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주고받은 동지들이기도 했다. 1부에서는 클라라의 ‘노투르노 바장조’로 시작해 로베르트 슈만이 클라라에 대한 내적 갈등을 정열적 선율로 표현한 ‘판타지 다장조’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가슴 끓는 감정을 담은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 바단조’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날 선우예권은 투어에서 선보일 로베르트 슈만의 판타지 다장조 중 1악장을 직접 연주했다. 10분 남짓의 시간에 그가 피아노를 통해 표현해내는 다양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선우예권은 “판타지 다장조는 로베르트 슈만이 클라라와 결혼하기 전 가족들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작곡한 곡”이라며 “엄청난 사랑의 아픔과 간절함·애통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연주 후에는 공허하기도 하고 정적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며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이나 드뷔시의 곡을 주로 선보이는 것처럼 한 사람의 피아니스트에게는 ‘시그니처 레퍼토리’가 있다. 선우예권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고 좋아하는 작곡가들이 많기에 특정 레퍼토리에 묶이지 않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며 “좋아하는 작곡가들의 곡을 다 연주할 수는 없겠지만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연주해서 감동을 관객들에게 들려드리고 싶다. 그게 다다”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로베르트 슈만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로베르트 슈만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