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골드만발 쇼크에 원화 '직격탄'....일각선 1,200원도 위태

위안화 가치급락 동조화 짙어져

정부 "상황따라 조치"진화에도

외국 시장선 "당국 믿지 않는다"

골드만, 원화 '3대 숏 통화'꼽아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충돌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외환당국은 13일 오전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를 열고 “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기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시장에 일종의 ‘경고성’ 멘트를 날린 것이다. “원화 절하폭이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 과도하지 않고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애써 시장을 안심시키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서는 빠지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도 했다.

한은도 “시장 전개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경고하면서도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축소되고 역외 선물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구두개입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0원으로 시작해 꾸준히 상승했고, 장중 한때 1,188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으로 2017년 1월 11일(1,202원) 이후 2년 4개월만 최고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은 지금 당국을 믿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당국도 미중 협상이 교착화된 상황에서 시장 개입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값을 끌어올린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의 마찰로 급락한 중국 위안화 가치다. 6거래 연속 상승세(가치 하락)를 이어가고 있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이날 역외 시장에서 6.9위안을 넘어서며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에 다가섰다. 이날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장보다 0.06% 오른 6.7954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카드의 하나로 위안화 절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곧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가 어느정도 통제하는 위안화와 달리 변동환율인 원화는 일반적으로 낙폭이 더 크다. 여기에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기름을 부었다. 골드만삭스는 원화를 호주달러, 대만달러와 함께 상위 3대 ‘숏’(매도) 통화 중 하나로 꼽았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될 경우 안전자산인 엔화를 사들이고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의 원화 등을 파는게 최고의 헤지전략이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미중 충돌과 위안화 급락뿐 아니라 이날 발표된 실망스런 수출지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불확실성 등도 원화값 하락을 부추겼다. 결국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넘게 급등하며 1,19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1.200원대 돌파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유독 높아 미중 충돌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김능현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nhkimchn@sedaily.com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