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사 2곳 중 1곳 이상이 디지털 전환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별로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이 가장 많았고, 로봇자동화 프로세스(RPA) 등 내부 업무 절차 자동화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고도화 작업이 뒤를 이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금융사 디지털 전환 추진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 국내 금융사 108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전담조직, 전문인력 확보 방안,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 계획 현황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디지털 전환은 고객이나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를 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서비스 등을 만들어 경영에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카드사·대형 보험·증권사 등 108개 국내 금융사 중 71개사가 디지털 전환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조사 대상 108개사 중 58.3%인 63개에서 디지털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평균 56.4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6개사(33.3%)는 디지털 전담조직의 책임자를 임원(미등기 임원 포함)으로 지정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카드 권역의 전담조직 설치 비율이 보험·증권보다 높았으며 규모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17곳 중 16곳, 카드는 8곳 전부 디지털 전담조직을 두고 있었다. 반면 보험은 41곳 중 전담조직을 둔 곳은 25곳, 증권은 42곳 가운데 14곳에 그쳤다.
전담조직 평균 인력 수는 카드가 10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105.5명), 증권(34.7명), 보험(20.9명) 등의 순이었다.
올해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 중인 금융사는 71개사(65.7%)로 총 164건에 5,844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사 1개사 당 약 82억원의 예산을 들여 디지털 전환사업에 나서는 셈이다. 사업별로는 AI서비스 도입·확대가 38건으로 가장 많고 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37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26건) 등의 사업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 사업을 통해 혁신 서비스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유도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보안 및 내부 통제 리스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