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9’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특별 연사들은 장시간 비행에도 지친 기색 없이 15일 개막될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이날 공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학생들이 신문·TV를 자주 보면서 얻은 경험이 어떻게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이 발명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과학을 하는 데 있어 호기심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자연을 이해하고 원칙을 이해해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해야 혁신을 이끌고 발명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미시간대 교수는 포럼이 열리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다양한 행사에 토론자와 강연자로 참석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물론 과학 꿈나무들과 지식을 나누고 생각을 교류한다. 15일 과학 영재들과 함께하는 ‘유스포럼’에서는 ‘놀라운 발견(Discovering)’을 가능하게 만드는 예술과 과학의 연계성에 대해 학생들과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가진다.
베스트셀러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저서들을 통해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뿌리는 사실 그리 체계적(systematic)이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논리보다는 오히려 ‘상상’을 통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험실에 갇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기보다 때로는 예술가처럼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대학 사업화에 관한 세계적 롤모델로 손꼽히는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의 페레츠 라비 총장은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연결성에 대해 서울포럼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날 입국한 라비 총장은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연결하는 것은 대학의 의무”라며 “교수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어떻게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강국이 됐는지를 서울포럼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라비 총장은 16일 서울포럼의 두 번째 세션인 ‘사업화 없는 R&D는 허상이다’에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주제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버트 H 싱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며 “한국의 기초과학 발전과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또 연구원들이 처한 열악한 연구 재정지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이어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기업에 쓰고 있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면서도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핵심 연구인력인 싱어 선임연구원의 연구 분야는 세포 내에서의 유전자 발현이다. 살아있는 세포에서 단일 mRNA(전령 RNA) 분자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 도구를 개발하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해오면서 취득한 관련 특허만 12개에 달한다. 현재 뉴욕주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의 해부학과 구조생물학과 교수 겸 부학장, 그루스리퍼생물광학센터 공동소장직 등도 겸임하며 생명과학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서울포럼에서는 15일 라운드테이블에 이어 16일 세션 1 강연자로 나서 한스 볼프강 슈피스 막스플랑크 명예소장,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과 함께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연구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기초과학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는 정부 후원을 받고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자넬리아 캠퍼스에서는 전적으로 자선기금을 지원받는다”며 “두 연구환경을 비교해 각각의 방법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과학을 장려하는지 이야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변수연·백주원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