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인도네시아 경제가 한국 경제를 넘어설 것입니다.”
14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19’의 부대행사인 신남방포럼 기조발제에서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다소 도발적인 발언까지 해가며 경제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의 투자를 꿈꾸며 포럼을 찾은 참석자들은 그의 이 같은 자신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우마르 대사는 한류를 활용한 요식업 프랜차이즈, 직업교육 컨설팅, 인도네시아가 발리를 모티브로 개발 중인 관광산업 등 다양한 투자 포인트를 직접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우마르 대사의 기조발제는 풍부한 노동인구, 높은 경제성장세 등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마르 대사는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000만명이고 이 중 50%가 30대 미만이라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일부 전문가 예측에 따르면 오는 2045년쯤 인도네시아가 세계 경제 규모 5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소비층은 2010년에 4,500만명이었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8,000만명 정도로 불어났다”며 “만약 GDP가 연간 5~6% 성장한다면 2030년에는 1억3,500만명의 소비계층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마르 대사의 자신감은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GDP는 1조155억달러로 세계 16위다. 12위인 한국의 1조5,302억달러에 근접해 있다. 2%대로 성장률이 주저앉은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5%대의 고성장 중이다.
인구2.6억명 중 절반 30대 미만
5%대 고성장 힘입어 소비층 급증
제조업 아닌 요식·교육 등 집중을
‘10개의 발리 프로젝트’도 유망
젊고 풍부한 노동력, GDP 1조弗
몇 년 후면 한국 경제 넘어설 것
우마르 대사는 한국 기업이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산업에 투자해달라고 당부를 했다. 우마르 대사는 “2020년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서비스 산업으로 옮겨 갈 것”이라며 “현재까지 한국발 투자의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으로 흘러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투자자가 진출할 만한 인도네시아의 유망 산업으로 요식과 교육, 관광산업을 콕 집었다.
우마르 대사는 “한국은 한류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파리바게뜨 등 한국의 프랜차이즈도 인도네시아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이고 이들은 구매력이 상당한 계층”이라며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한 산업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네시아 인적 자원의 교육을 위한 국내 기관의 진출을 강조했다. 우마르 대사는 “인도네시아의 차기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인적 자원을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이들에 대한 직업 교육 등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은 다양한 직업 교육 기관이 많으니 이 같은 기관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KOTRA 사장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0개의 발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조언도 뒤따랐다. 그는 “한국인들은 인도네시아 하면 발리밖에 모른다”며 “와카토비는 다이빙하기 좋고 한국의 TV 프로그램 ‘윤식당’이 롬복 섬에서 촬영했는데 롬복 섬에는 만달리카라는 휴양지를 조성하고 있다.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이곳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0개의 발리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리를 뛰어넘는 또 다른 10개의 휴양지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2016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우마르 대사가 언급한 와카토비와 만달리카는 10개의 발리 지역으로 호텔·도로·통신 등 인프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마르 대사와 함께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이재 한국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장도 인도네시아를 가장 주목해야 할 아세안 국가로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단순히 인구 4위의 대국이라고만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20만 무슬림 인구 시장의 시발점이자 4월 2억이 넘는 인구가 안정적으로 투표를 끝낸 민주주의 정신도 돋보인 나라”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