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이 대통령 대담 이후 인터넷상에서 쏟아지고 있는 비판에 대해 ‘성장통’이라표현하며 “KBS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 계속해서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쿠킹스튜디오에서 KBS 운영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양승동 사장과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김의철 보도본부장, 김덕재 제작1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현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었다. 양 사장은 “이렇게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다양한 분석기사를 보고 있고, KBS가 대담 프로그램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80분 동안 생방송으로 대통령 대담을 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송현정 기자로 인터뷰어가 결정되고 포맷이 확정된게 일주일 전이었다”며 “대통령 답변과 질문에 집중하다 보니 논란이 됐던 송 기자의 표정이나 중간에 말을 끊으려 했던 부분에 대해 크게 인지는 못했다. 긴장된 80분이었고, 많은 긴장과 부담 속에 인터뷰를 했다고 해서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송 기자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본인도 부담스러워한다. 내용 자체에 포커스가 가야 하는데”라며 “오늘 아침 보니 ‘기자는 칭찬받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글을 봤는데 많은 분들이 이해해주실거라 믿는다. 국민 60%가 한국 언론을 불신하고 있다는 통계를 봤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덕제 제2제작본부장은 ‘대통령에게 묻는다’의 제작 전반을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2개월 전 청와대에 먼저 제안해 답이 임박해서야 왔다. KBS는 국민과 함께하는 대담을, 청와대 측은 1대1 대담을 원했다. 과거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가 형식적이었다는 판단에 대통령의 속내를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진행자는 처음부터 기자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고, 과거 청와대에 출입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송현정 기자가 맡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생방송이라 긴장하거나 표정관리를 못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 아쉽게 생각하고 경험부족이나 준비부족을 절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터뷰어라는 역할이 주인공으로부터 가장 많은, 굵직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기에 형편없었다고 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준영 사건 이후 결방중인 ‘1박2일’에 대한 내부 고민은 여전히 깊다.
양 사장은 “‘1박2일’로 물의를 빚고 결방이 이어지는데 대해서는 바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훈희 제2제작본부장은 “KBS가 수익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12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콘텐츠인 만큼 내외부 의견을 부지런히 듣는 중”이라며 “따로 의견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복귀에 대해서는 너무 고민이 깊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고성 산불 관련 재난보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TF팀을 마련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양 사장은 “산불 재난방송에 대해서는 부사장 주재로 TF를 가동해 시스템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작업하고 있다. 조만간 마무리된다”며 “어제 방통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정부에 요청할건 요청하고 자체적으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련하면 전 기자들이 방송사의 책무를 몸에 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곧 집중호우나 태풍에 대비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재난방송주관방송사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SBS와 MBC가 시도하는 편성 변화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길 기대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양 사장은 “편성은 변화도 있어야 하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시도 자체는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변화를 줄 것이고, 타사에 변화가 있다면 맞춰 변화를 시도하겠다. MBC와 SBS의 시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변화는 선택의 다양화 면에서 좋은 측면이라 본다. KBS가 수신료를 베이스로 하면서 서비스의 질과 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는 중”이라며 “KBS 드라마 경쟁력이 지난해 안좋았다가 올해 괜찮아졌다. 현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방향이다. 타사의 움직임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