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 나선 시중은행들...장점 커진 커버드본드 발행 늘까

KB국민은행, 시중은행 최초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올 초 당국 발행조건 개선 힘 입어 SC제일은행도 상반기 발행 추진

산금채 수준 발행금리 매력에

발행액 일정 규모 예수금 인정도 매력

시중은행들 참여 늘며 커버드본드 시장 활기 띌까 주목

올 초 금융 당국이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서며 첫 길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KB국민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시작으로 양도성 예금증서(CD), 은행채, 예금 중심의 시중은행 자금조달 창구가 커버드본드 중심으로 재편될지 주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 국내 은행 최초로 5,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커버드본드란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으로 투자자는 유사시 발행기관에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채권의 담보물에 해당하는 기초자산집합(Cover Pool)에 대해 우선변제권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다.

이번에 발행한 커버드본드는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담보로 하며 5년물 4,000억원, 7년물 1,000억원 규모다. 눈 여겨볼 점은 5년물은 국고채 5년에 0.133%포인트를 가산한 1.90%로 AAA급 은행채 민평 대비0.034%포인트 낮은 수준이라는 점. 이는 산업은행이 기업여신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 금리 수준이다. 7년물 역시 국고채 7년에 0.114%포인트를 가산한 1.96%로 AAA급 은행채 민평보다 0.063% 포인트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를 장기·고정금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방침인데 시중은행으로선 자금조달 창구가 단기 중심이어서 수신과 여신의 미스 매치가 심화되고 있었다”며 “5년물 이상의 커버드본드 시장이 활성화되면 시중은행으로선 은행채 대비 저렴한 발행비용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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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은행·보험권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SC제일은행이 6월 발행을 목표로 원화 커버드본드 투자자 모집을 추진중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최소 1조2,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신(新)예대율 규제도 앞으로 커버드본드 발행 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점치는 이유다. 가계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높이는 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은행들이 예수금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잔액의 최대 1%까지 예수금으로 인정되는 커버드본드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 초 금융당국이 은행권 예대율 산정시 커버드본드 잔액의 원화예수금 인정 한도를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심이 저조했던 시중은행들도 시스템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4bp에 해당하는 발행분담금을 면제해준다는 점은 물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산출시 커버드본드 위험가중치를 일반 은행채보다 하향 조정해준다는 점에서도 메리트가 충분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시중은행들의 시장 참여가 활발해질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커버드본드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동성 문제로 커버드본드 투자를 꺼리던 투자자들로선 이중상환청구권을 보장해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면서 필요한 경우 매매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외화 커버드본드에 이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서면서 은행,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커버드본드 시장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시중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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