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이 만나겠다’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포럼 2019’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 직후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포럼에서 다시 만나 호흡을 맞췄다. 두 원내대표는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첫 대외 공식행사에 참석했다.
‘다시 기초과학이다: 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 양당 원내대표는 기초과학 진흥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여야 구분 없이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 국회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신기술은 탄탄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태어난다”며 “그동안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응용과학에만 몰두해왔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기초과학에 다시 눈을 돌리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초과학 분야의 예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성과 나눠 먹기’가 되지 않도록 예산 배분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R&D 예산을 받으면 항공료 영수증을 포함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만도 너무 복잡하다”며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R&D 예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을 갖춰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기초과학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든 것을 보면 역시 서울경제신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을 마친 양당 원내대표는 서로 원고를 보고 웃거나 고개를 끄덕여 꽉 막힌 정국과 대비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국회에서 회동한 지 30여분 만에 다시 서울포럼에서 만나 대치 국면의 여야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 마련에 고심했다. 국회 회동 직후 이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더 자주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나 원내대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다만 두 원내대표 모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송종호·김인엽·방진혁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