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조선의 킹메이커]황희·정도전 등 조선시대 2인자 활약상

■박기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조선을 대표하는 청백리 황희는 그를 아끼던 태종으로부터 내쳐져 5년이나 유배 시절을 겪었다. 이유는 “충녕대군(세종)이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적자계승의 원칙에 어긋나고 왕권을 흔들리게 할 소지가 있다”고 강력 주장해서였다. 하지만 세종은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극구 반대한 황희를 요직에 앉혔다. 아버지인 태종의 추천도 있었고 세종 역시 황희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종과 황희의 조합은 훌륭했다. 세종은 완벽주의자였고 개혁을 밀어붙였지만, 황희는 그 옆에서 완급을 잘 조절했다. 황희는 세종의 의중을 잘 파악해 신하들에게 이를 전하는 등 중간 다리의 역할도 해냈다.


소설가이자 한양대학교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인 저자 박기현은 ‘조선의 킹메이커’에서 황희를 포함해 정도전, 하륜, 신숙주, 조광조, 류성룡, 최명길, 채제공 등 조선 시대에 활약한 10인의 참모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철학과 활약 등을 상세히 조명했다. 2008년 출간된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이준경·박규수를 추가하고 ‘조선왕조실록’ 등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료를 보완해 다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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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의 위치에 있는 참모는 1인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이다. 한 나라의 정치적·경제적 위기가 닥칠 때 주변에 어떤 참모가 있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수 있다. 10인의 참모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군주를 보좌했으며, 이들 덕분에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이어갈 수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참모가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은 아니다. 최고의 권력과 권세를 누렸는가 반면 유배를 당하거나 군주에게 토사구팽당해 비참한 죽음을 맞은 참모도 있다. 저자는 참모들의 성공담보다는 제각기 다른 리더십 스타일을 제시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조선을 이끌었는지, 후세에 어떤 교훈을 남겼는지 주목한다. 이들 참모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시대의 요구에 따라 군주를 끝까지 보필하면서도 자신을 버릴 줄 아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 맹목적으로 군주를 찬양하거나 희생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안녕을 위해 군주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1만5,000원.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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