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의 균주 도용을 둘러싼 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의 소송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산 보툴리눔톡신 최초로 미국 시장 진출해 성공했지만 메디톡스가 소송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3년째 끌어온 양측의 공방전이 연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15일부터 보툴리눔톡신 제품 ‘주보’ (국내명 나보타)의 미국 판매에 돌입했다. 올 2월 국산 보툴리눔톡신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은 지 3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현지 판매는 미국 바이오기업 에볼루스가 담당한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나보타’의 미국 출시는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국내 제약사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며 “지난달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이 나보타의 사전 허가를 권고한 만큼 나보타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 출시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툴리눔톡신 후발주자로 출발한 대웅제약이 국내외 경쟁사를 제치고 4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도용해갔다며 소송을 제기한 메디톡스가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조사 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ITC는 지난 8일 대웅제약에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된 서류 일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ITC의 심사 결과 나보타의 균주 염기서열이 메디톡스 균주와 동일한 것으로 나오면 국내에서 제조하는 주보의 미국 수출이 중단될 수도 있다. 메디톡스는 ITC의 최종 판단과 별도로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소송전이 장기화되면서 상호 비방이 이어지는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진출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양사가 끝까지 소송을 진행하기보다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해 연내에 갈등을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