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집착과 환상 그리고 경제위기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세계 7번째 '3050클럽' 내세우지만

탈원전으로 지역경제 이미 파탄

제조업 가동률 71%대 곤두박질

위기 초래한 '소주성' 폐기가 답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인한 고용 참사는 이미 상식이 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 일자리는 사라지고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은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개선되던 분배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 2년간의 경제 성적표는 초라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말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들어갔고, 우리나라의 신용평가가 안정적이며, 외국인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들이 그동안 국정홍보를 위해 개발한 좋은 통계인가 보다.

‘3050클럽’은 인구 5,000만명 이상의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 국가들이다. 지난 2018년 국민소득 증가율은 1.0%였다. 2010~2017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4.0%였다. 문재인 정부가 겨우 1.0% 증가시켜서 가입된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달성한 성과의 4분의1 수준이다. 1996년 선진 국가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29번째로 가입했다. 정부는 기초경제가 튼튼하다면서 축배를 들었지만 바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


2018년 외국인 직접투자가 사상 최대라고 하지만 171억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직접투자로 나간 돈은 497억8,000만달러이다.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은 238.9%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서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가 주요 쟁점 사항으로 다뤄졌다. 시중에는 중국이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한 후 기술만 빼내고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소문이 돈다. 실태조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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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신용등급이 미국·독일·캐나다 등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상승한 때는 박근혜 정부 때였다.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회담 결렬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은 더 커졌다. 향후 지정학적 위험 증가와 경제성장률 하락 등으로 현재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할지도 불확실하다.

거시적으로 우리 경제를 바라보면 미시적으로 볼 때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1·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다. 동력을 상실하고 바다 위에 떠다니는 배와 같다. 코스피 주가도 5월16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약 16% 하락했다. 총체적 경기를 나타내는 종합경기지수도 1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국민들은 세금 더 내면서도 국가부채는 2018년 말 기준 1,683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5월16일 1,072원60전에서 올 5월16일 1,189원40전으로 급등했다. 원화의 가치가 약 10% 정도 떨어졌다. 교역조건도 문재인 정권에서는 계속 하락 중이다. 대외부채는 2016년 말 3,822억달러에서 2018년 4·4분기 4,406억달러로 약 584억달러 증가했다. 거시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노동 비용을 상승시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은 71.9%로 추락했고 탈원전 정책 등 잘못된 정책으로 지역 경제는 이미 파탄 났다. 낙수효과가 없다고 허무맹랑한 주술을 되뇔 때가 아니다. 오는 2022년까지 공무원을 17만4,000명 증원하고 나면 나빠진 재정이 더 나빠진다. 여기에 빚까지 내서 추경하고 정부지출을 늘리면 정부 부채가 금융시장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기업 정서로 무장된 정부가 반헌법적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몰락한다. 한진 사태와 같은 불행한 일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떠나고 외국인이 떠나면 외환위기도 우려된다. 현재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업률이다. 이미 위기는 우리 곁에 와 있다.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 및 공정정책 등을 폐기하고 정상적인 성장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가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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