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로봇이 간다]"배관로봇 활용 무궁무진…인증기관 제각각, 표준화 시급"

■홍성호 KIRO 본부장

홍성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이 지난 13일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배관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포항=권욱기자홍성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이 지난 13일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배관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포항=권욱기자



“유독성 물질과 방사선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앞으로 작업자 대신 배관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홍성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은 지난 13일 포항 KIRO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배관로봇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개발된 배관 검사·모니터링·청소·갱생 로봇 이외에도 배관을 접합하거나 방사선투과검사(RT)를 하는 로봇을 추가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홍 본부장은 “가스 배관이나 수소 배관을 매설할 때 용접이 잘 됐는지 여부를 보기 위해 RT를 하는데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그곳에 배관로봇이 대신 들어가면 피폭 위험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이 배관로봇 개발과 연을 맺게 된 시기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합동으로 프로젝트팀을 발족한 뒤 제철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로봇을 연구하면서 배관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제철소 연료 배관에 있는 불순물로 인해 관로 폐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동안은 정기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청소했다”며 “그마저도 청소하기 어려운 환경이 대부분이어서 배관로봇으로 대체하는 연구과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3년간 5대의 배관로봇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현장 시험도 약 20회에 걸쳐 진행했다. 개발된 배관로봇은 국내외 가스배관과 송유관, 조선, 산업플랜트, 에너지 시설 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한국비파괴검사협회와 KIRO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비파괴검사 시장 규모는 5,000억원이지만 오는 2020년에는 6,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전 세계 시장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00조원에서 120조원으로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관로봇을 개발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일까. 홍 본부장은 개발과 관련된 규제는 없지만 막상 배관로봇을 현장에 적용하려 할 때 명확한 인증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로봇의 특성상 가전제품에도 속하지 않고 산업용 제품으로 분류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인증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증을 받아야 하는 기관도 제각각이어서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아무도 확답을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배관로봇을) 구매하는 업체에서는 (품질 및 안전에 대해) 명확한 기준에 의한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정 용도에 따라 별도 인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로봇 자체에 대해서는 표준화 인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홍성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이 지난 13일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배관 로봇 중 갱생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포항=권욱기자홍성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이 지난 13일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배관 로봇 중 갱생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포항=권욱기자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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