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를 처음으로 전격 소환했다. 검찰은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이거나 현재 사업지원TF에 속한 삼성전자 부사장들도 수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후 김 대표를 불러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삼성그룹 차원의 지시와 개입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이 삼성바이오 대표 사무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사업지원TF 팀장) 사무실 등지를 압수수색 한지 3일 만이다.
검찰은 증거인멸 지시 여부를 규명하면서 수사의 방향을 ‘윗선’으로 가져가고 있다. 최근 주요 피의자들로부터 수사 가능성이 점쳐지던 2018년 8월께 사업지원TF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의 회계자료 인멸을 지시하고 사후 확인까지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 격인 사업지원TF와 보안선진화TF가 주축이 돼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사장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앞서 삼성바이오 및 자회사, 삼성전자 임직원의 신병을 잇따라 확보하며 수사에 박차를 더해왔다. 17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이 증거위조, 증거인멸, 증거인멸 교사,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와 이씨는 지난달 29일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3일에는 자택에 회사 공용서버를 보관하고 있던 삼성에피스 팀장이 긴급체포됐고, 7일에는 삼성바이오 송도공장을 압수수색해 바닥에 은닉된 수십 대의 노트북, 서버 등의 증거를 확보하고 같은 날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삼성바이오 직원 안모씨도 구속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가 부채로 간주되는 콜옵션을 숨겼다가 2015년 상장을 앞두고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는 등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