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 하면 사람들은 보통 고급 주거단지를 떠올린다. 힐스테이트는 ‘Hill’과 ‘State’의 합성어로 비버리힐즈 같은 고급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브랜드 전략의 산물이다. 이 브랜드가 고급 이미지를 갖게 된 건 브랜드 앞에 생략된 ‘현대’란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4월 조사한 국내 아파트 브랜드 평판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힐스테이트’가 1위를 차지했다. 자이(2위), 아이파크(3위), 푸르지오(4위), 더샵(5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어링이 공유하고 있다. 두 곳 모두 현대차 산하 건설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4년부터 5년간 분양한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어느 덧 4만 가구를 목전에 뒀다. 청약률과 시세 또한 특A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39가구 모집에 무려 7만257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7.28대 1’이라는 기록적인 청약 성적을 거뒀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잇따라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무색하게 할 만큼 빼어난 기록이다.
올해 첫 부산 브랜드 아파트 분양인 ‘힐스테이트 명륜2차’도 이달 14일 1순위에서 청약 마감했다. 특별공급을 빼고 686가구 모집에 2126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평균 3.1대 1이다. 지난 8~9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 무순위 청약’에도 3500명이 넘게 신청했다.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고 있는 부산 분양시장을 감안하며 고가 분양에도 성공적인 청약율을 기록한 셈이다.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힘이다.
부동산 시황이 좋았던 작년 11월 분양한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가 청약 미달로 현재까지 미분양 판촉 중인 것과 대비가 된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 관리부터 공사 현장 관리, 입주 단계의 CS(고객만족 서비스)까지 주택사업 제반을 공동으로 수행한다”며 ”신기술 및 신공법을 공유하고, 우수 협력사도 함께 써 시공품질 역시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를 증명하듯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양재 힐스테이트 주택전시관’ 외벽에 두 회사 사명이 나란이 붙어 있다.
한편, 2018년 시공능력순위 기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2위와 6위다. 두 회사의 평가액을 합하면 20조원 가량으로 1위인 삼성물산(17조원)을 3조원 이상 앞선다. 성남시 올해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