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와 오트밀 우유같이 견과류가 섞인 우유가 함유된 라테가 최근 전 세계 커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7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디야 커피랩에서 본지와 만나 요즘 세계 커피 시장의 흐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는 커피 체인 이디야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음료 시연과 바리스타 교육 등을 위해 얼마 전 방한했다.
해리스는 패션과 마찬가지로 커피도 유행을 탄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연유 커피는 5년 전 여름 영국에서 ‘미친 인기(crazy rush)’를 끌었던 음료”라며 “지역이나 나라마다 유행하는 커피가 다를 수 있지만 결국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이어 “유럽만 본다면 기존에는 따뜻한 커피만 마셨지만 요즘은 점점 아이스 커피를 많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에 대한 넓은 안목을 갖춘 해리스가 올여름 내놓은 제품은 ‘아포가토’다. 지난 4월 말까지 510만잔이 판매된 ‘니트로-콜드브루’와 그에게 우승컵을 안겨준 ‘데일라떼’, ‘비니스트 스페셜 에디션’에 이어 이디야와 협업한 마지막 제품이다. 그는 “이번 아포가토는 니트로 커피에도 포함된 콜드브루가 사용돼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쓴맛이 덜해 단맛의 균형이 살아 있다”며 “아이스크림의 종류에 따라 세 가지 아포가토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며 최근 한국에 상륙한 ‘블루보틀’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산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해리스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일본에만 있는 블루보틀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그만큼 잠재력을 봤다는 뜻”이라며 “일반적인 미국 커피 브랜드와 달리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감성을 가진 블루보틀이 가치와 희소성을 유지한다면 한국 소비자들을 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리스는 올해 첫 WBC 한국인 우승자인 전주연 바리스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WBC 대회가 열렸을 때 처음 전씨를 봤는데 훌륭한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번 도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분명히 알게 되며 커피의 단맛이라는 주제를 뽑아내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도 전씨처럼 약 10년간의 세계 무대 도전 끝에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는 “WBC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각 나라의 커피 시장을 반영하는 바로미터”라며 “한국인 우승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에 한국의 바리스타와 커피 시장을 알리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식 방문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밝힌 해리스는 이제 영국으로 돌아가 커피의 다양한 맛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계획이다. 그는 “사람들은 커피가 얼마나 다양한 맛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각국 칵테일바에서 맛본 다양한 음료를 커피와 접목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등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