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란 저농축 우라늄 생산속도 4배↑...긴장 고조

로하니 "美와 대화할 때 아니다"

트럼프 "협상 시도는 가짜뉴스"

양측 충돌 가능성 갈수록 커져

중동 아라비아해 미 5함대 페르시아만 작전구역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앞쪽)과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키어사지가 나란히 기동하며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아라비아해=로이터연합뉴스중동 아라비아해 미 5함대 페르시아만 작전구역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앞쪽)과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키어사지가 나란히 기동하며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아라비아해=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저농축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로 높이면서 걸프만의 긴장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연속 말폭탄을 쏟아내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 원자력청은 20일(현지시간)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승인으로 이란 중부 나탄즈의 시설에서 저농축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로 높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원자력청은 농축우라늄 농도가 높아졌거나 우라늄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나 종류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지키는 한도에서 원심분리기의 효율이나 가동시간을 늘렸다는 것이다.


이란은 지난 8일 핵 합의에서 허용한 농축우라늄 농도 상한선인 3.67%를 지키면서 저장한도량(300㎏)은 넘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원자력청 대변인은 “수주 안에 3.67% 농도의 저농축우라늄 저장량이 30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3.67% 농도의 농축우라늄은 경수로에 연료봉으로 쓸 수 있는 정도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농도가 90%를 넘어야 한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농축 속도 상향으로 상대방(미국)에 우리가 핵기술을 충분히 보유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농축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강공에 이란도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양국 간 갈등은 연일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 시도는 가짜뉴스”라며 협상 준비설도 부인했다.

이란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성 발언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면서도 “현재는 대화할 적기가 아니며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뿐”이라며 이번 대치상황을 초래한 것은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경제 테러리즘과 (이란을) 몰살하겠다는 조롱만으로는 ‘이란의 종말’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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