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3,327억원.
SK(034730)그룹의 주요 3개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1조1,610억원), SK텔레콤(1조6,520억원), SK하이닉스(9조5,197억원)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 규모다.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 창출 작업이 관련 성과 수치화가 가능한 지표 마련으로 인해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21일 서린동 SK그룹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화학 업체인 바스프 등 일부 기업이 각자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왔지만 제품과 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한 사회적 가치의 측정지표는 크게 △경제 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나뉜다. 이들 항목 중 경제 간접 기여성과는 고용·배당·납세 등으로 구성되며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공정, 환경제품 및 서비스, 사회, 거버넌스 등으로 이뤄진다. 또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고용(9,023억원), 배당(7,083억원), 납세(7,135억원) 등으로 2조3,241억원의 경제 간접 기여성과를 유발했으며 CSR프로그램(111억원), 기부(377억원), 자원봉사(6억원) 등으로는 494억원의 사회공헌 사회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으로 환경공정 부문에서 -1조4,276억원의 성과를, 친환경 제품 판매 등으로 환경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는 1,909억원의 성과 등을 기록해 비즈니스 사회성과 분야에서 -1조1,884억원의 수치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의 경우 경제 간접 기여성과 1조6,189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경제 간접 기여성과 9조8,874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을 기록해 3개사 중 사회적 가치 창출액이 가장 높았다.
SK 측은 사회적 가치 창출액을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 50% 반영한다. 사회적 가치 측정 점수가 10점, 사회적 가치를 늘리는 전략과제가 30점, 안전·환경·보건 등이 10점 등 총 50점이다. SK 측은 사회적 가치 수치를 매년 공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사별로 분기 실적발표 때 밝히거나 지속 가능 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하게 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사회적 가치 측정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