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동갑내기 식품 4社…4色 50돌 생일잔치

지난 17일 전남 고창 상하농원에서 진행된 매일유업의 창립 50주년 기념식. 1980년 당시 매일유업의 분유캔 ‘G-80’의 표지모델이었던 아이가 이 자리에 섰다. ‘이쁜 아가 선발 대회’에서 1등을 한 이 아이는 이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어엿한 변호사로 자랐다. 모유 수유를 권장한다는 취지로 최근에는 아기 얼굴을 넣은 판촉 활동을 할 수 없기에 백혜랑 씨가 전달한 매일유업의 역사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딱딱한 기념식이 아니라 사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매일유업의 역사와 함께한 다양한 시민들을 초대했다”면서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이 퍼포먼스가 감동적이었다며 ‘소름이 돋는다’, ‘눈물이 날 뻔 했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고 말했다.

올해 ‘50살’을 맞은 식품 4사의 창립기념식에서 각 기업들이 고유의 기업색을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맥주를 선보인 곳이 있는 한편 여느 창립기념일과 다름없이 조용히 넘어가거나 창업주가 깜짝 퇴진 선언을 하는 등의 ‘사건’도 발생했다.


매일유업

1980년 분유캔 표지모델 초청

상하농원서 50년 미래 내다봐

◇신성장동력에서 50년을 내다보다=17일 창립기념식이 필쳐진 상하농원은 매일홀딩스의 ‘신성장동력’이다. 실제로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향후 매일의 50년은 상하농원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농축산체험학습장인 상하농원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오픈한 후 이듬해 약 5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지난해에는 117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매일유업은 “이곳에서 1차(농축)산업을 기반으로 2차(가공·판매)와 3차(관광·유통·웨딩) 산업을 융합한 ‘6차 산업’의 모델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오뚜기

대표제품 카레·토마토 오마주한

수제맥주로 임직원과 축배 들어

◇‘브라보’ 외치며 축배 든 오뚜기= “브라보 오뚜기”. 오뚜기는 얼마 전 올해의 구호를 외치며 ‘축제’ 같은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오뚜기의 로고를 새긴 수제맥주 2종을 전 임직원에게 나눠주며 어느 때보다 특별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수제맥주는 카레 파우더와 쿠민을 더한 ‘카레 위트 에일’과 토마토 퓨레를 활용한 ‘토마토 블론드 에일’이었다.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3분 카레’와 ‘토마토 케첩’에 대한 오마주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오뚜기는 맥주 등 주류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휩싸였지만 “50주년 기념을 위해 자사 직원들을 위해 비매품으로 만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뚜기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과 미국 외에도 최근에는 베트남을 필두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신규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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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집중해 새 100년 만들자”

사내에서 조용한 기념식 진행

◇한국야쿠르트, 내실 다지며 조용한 기념식 진행=지난 9일 한국야쿠르트의 50주년 창립기념식은 특색있는 다른 회사와 달리 사내에서 조용히 진행됐다. 약식으로 진행된 창립기념식은 30분을 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기조가 외부에 비치는 형식적인 부분보다는 내실에 집중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50주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표이사의 기념사에서도 묻어났다.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개발, 이동형 냉장카트 보급 등 지난 50년간 한국야쿠르트의 성과를 담담히 전달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100년을 만들자”고 전했다.

동원

창업주 김재철 회장 퇴진 선언

당혹감 흘러…일부직원 눈물도

◇‘눈물바다’ 된 동원의 창립기념식=지난 4월 동원그룹의 50주년 기념식에서는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깜짝 퇴진 선언이 있었다. 온갖 역경을 거치고 최연소 선장이 된 김 회장이 50년 만에 현업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 직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은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등 새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지만 아무리 거친 바람이 불어도 동원 가족 여러분이 가진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고 퇴진을 선언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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