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다음 자리를 노리는 강동구와 동작구의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강동구를 포함해 통상 ‘강남 4구’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동작구 아파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전체 단지 기준으로는 강동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범위를 ‘입주 5년 내’ 신축 아파트로 한정하면 새 아파트 입주가 많이 이뤄진 동작구가 2018년부터 강동구를 앞서고 있는 상태다.
◇ 신축 5년은 동작구가 강동구 추월 =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강동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2,600만 원이다. 지난 2016년 1,818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3%(782만 원)나 뛰었다. 강남(4,875만 원)·서초(4,618만 원)·송파구(3,561만 원)와 비교하면 격차가 있지만 동작구(2,410만 원)보다는 높다. 3.3㎡당 전제 아파트 평균가 기준으로 보면 강동구가 줄곧 동작구를 능가하고 있다.
반면 최근 5년 내 입주한 새 아파트로 범위를 바꾸면 두 자치구의 순위가 바뀐다. 이달 현재 입주 5년 이내 새 아파트의 3.3㎡당 평균가격은 동작구가 3,538만 원으로 3,220만 원인 강동구와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2018년부터 역전 됐고, 올해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 되고 있다.
동작구는 지난해 9월 고강도 부동산대책 이후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상반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집값을 유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동작구 아파트 값은 -0.8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동구는 이 기간 동안 아파트 매매가가 2.06% 하락했다.
동작구 흑석동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하임은 지난해 10월 16억 원에 거래됐고 지금도 호가가 16억 5,000여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입주한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는 전용 84㎡가 지난 4월 11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강동구에서는 2017년 입주한 천호동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84㎡가 지난 2월 12억 3,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4월 10억 1,500만 원에 거래됐다.
◇ 동작구 약진, 강남 4구 바뀌나 = 이 같은 동작구의 상대적 약진은 지금껏 ‘강남 4구’로 묶이면서 정부의 규제를 직격으로 맞은 강동구의 약세와 동작구 자체의 지리적 이점이 부각된 효과가 합쳐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작구는 서초구와 맞닿아 있는데다 여의도, 용산 등 강북 주요지역과도 가깝다. 지난 달 서리풀터널이 개통하면서 강남권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직주근접이 뛰어난데다 다른 강남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뉴타운 등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신흥 주거단지로 변모하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강동구는 둔촌주공 등 노후 아파트가 아직 새 아파트 촌으로 바뀌지 않다 보니 입주 5년 내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한강뷰를 갖추고 강남급 신흥 주거지로 개발된다는 기대감 때문에 가격 상승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작구를 ‘강남 4구’로 편입해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동작구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으로는 강동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강동구도 다른 강남 3구와의 격차가 꽤 나는 만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또 강동구 노후 아파트촌이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을 앞두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