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수영축제인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광역시와 대회조직위원회는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라는 슬로건 아래 광주라는 도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또 한번의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친환경, 문화, 저비용·고효율 대회로 치른다는 각오다.
오는 7월1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대회는 7,00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전 세계인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 도쿄하계올림픽 출전권의 43%가 배정돼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회가 끝나고 8월5일부터 18일까지 전세계 수영동호회원들이 참여하는 ‘마스터즈선수권대회’도 열린다. 하이다이빙을 제외한 5개 종목 63개 경기에 유럽·미국·일본·중국 등에서 8,000명의 동호인들이 직접 광주를 찾아 경기를 치른다. 이들은 대회 참가 후 전 세계에 광주를 또 한번 알리는 홍보대사가 될 전망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역대 최고의 대회로 광주를 세계에 알리겠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관람객을 맞이할테니 국민 모두가 열렬히 대회에 함께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여개국 1만5,000명 참가…‘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1973년 유고슬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후 4년 주기로 열리다가 2001년 일본대회부터 2년 간격으로 열려 이번이 18회째다. 광주대회에는 200여개 국가에서 1만5,000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고, 10억명이 생중계로 시청한다.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5대 메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 이후 국가대표 대항전인 선수권대회와 전 세계 동호인들의 수영축제인 마스터즈대회가 동시에 열린다. 광주는 일본 후쿠오카(2001년), 중국 상하이(2011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대회를 개최하는 도시가 된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행사로,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우리나라는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5대 메가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네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광주와 전남 여수 일원에서 열리는 대회는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을 비롯한 5곳의 경기장에서 경영·다이빙·아티스틱수영·수구·하이다이빙·오픈워터수영 등 6개 종목의 76개 경기가 치러진다. 금메달 186개를 걸고 세계 제1인자를 뽑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국가대표 간에 경쟁이 끝나면 8,000여명이 참여하는 마스터즈대회가 열린다. 마스터즈대회는 국제수영연맹(FINA) 회원국 연맹에 가입한 25살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선수들은 항공·숙박료와 참가비 등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경기종목은 하이다이빙을 제외한 5개 종목 총 63개 경기가 펼쳐져 3,000여 개의 메달이 수여된다.
◇경기장·선수촌 공사 순조…저비용·고효율 대회로 치른다=선수촌을 비롯한 경기장 시설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대회를 저비용·고효율 대회로 치르기로 하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선수촌은 광주 광산구의 송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사용한다. 25개동에 1,660세대가 들어선다. 선수촌은 6,000여명이 동시에 입실할 수 있으며 지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선수촌으로 사용한 화정주공아파트와 같이 대회가 끝나면 주민들이 입주하게 된다.
경기시설은 크게 4권역으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영과 다이빙·수구가 열리는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구역과 아티스틱 수영이 열리는 염주종합체육관 구역, 하이다이빙이 열리는 조선대 구역, 오픈워터 수영이 열리는 여수 엑스포해양공원 구역이다. 주 경기장인 남부대 수영장은 관람석을 기존 3,393석에서 1만648석으로 늘려 국제공인 1급 시설로 증축 중이다. 또 각종 운영시설도 두 배 이상 확충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구경기가 열리는 남부대 축구장은 임시수조 2개와 4,340석의 관람석을 설치한다.
다이빙과 아티스틱수영 경기가 펼쳐질 염주종합체육관은 임시수조 2개를 설치하고 관람석을 5,360석으로 개·보수 중이다. 수영대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하이다이빙은 조선대 축구장에 27m의 하이다이빙 타워와 임시수조 1개가 설치되며 관람석은 3,027석 규모다. 장거리 수영인 오프워터수영은 여수엑스포해상공원에 2,075석의 관람석과 운영실을 설치해 직접 바다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6개 종목을 대비해 설치되는 임시시설들은 모두 이달 내 완공되며 대회가 끝나면 주경기장 이외엔 모두 철거된다.
남부대 수영장을 증축해 사용하고 나머지 경기장은 임시시설을 설치 후 철거할 계획인 만큼 사후관리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현재도 흑자로 운영되고 있고 남부대 수영장의 경우 대회 이후 더욱 많은 수영인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선수촌 역시 하계U대회와 같이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사용 후 주민들이 입주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빛의 분수’ 주제로 한 개회식으로 광주 이미지 각인=대회의 하이라이트인 개회식은 7월12일 오후 8시부터 1시간40분 동안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빛의 분수’를 주제로 700여명의 출연진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진다.
주제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5·18민주광장 분수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전 세계의 물이 민주 평화의 정신을 품은 광주에서 하나의 물결로 솟구치자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방침이다. 개회식 카운트다운과 함께 옛 5·18민주광장과 개회식장의 공간을 이원으로 연계해 분수대에 모인 물이 개회식장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연출하고, 광주 예술인과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민주와 평화의 성지로서 광주의 상징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폐회식은 7월2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 ‘아름다운 순환’을 주제로 광주에서 시작된 평화의 물결이 온 세계로 순환하는 내용을 남도의 춤과 가락으로 표현한다.
◇남북 단일팀 구성해 평화의 물꼬 튼다=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의 대회 참가 여부가 수영대회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심과 기대가 높다. 광주시와 대회조직위원회는 대한수영연맹과 함께 남북 단일팀 추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통일부, FINA 등과 협의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월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역에서 열린 마스코트 조형물 제막식에서 일부 종목의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했으며 같은 달 15일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 체육장관회의에서 이용섭 시장의 친서를 북한 체육상에게 전달해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예술단을 초청했다.
FINA도 북한 선수단의 참가비용과 중계권을 부담하기로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 내년 도쿄올림픽 수영 종목 출전권 43%가 배정돼 있고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게 되면 대회 개최국으로 인정받아 예선 없이 결선에 자동 출전하게 된다. 이용섭 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의 물꼬를 튼 대회였다면 이번 대회는 남북이 하나되어 평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대회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