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셀 코리아’에 나서 하락장을 촉발시켰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2,055.80으로, 지난달 말 대비 6.71% 하락했다. 올해 1월의 상승장 후 2월 0.43%, 3월 2.49%의 하락률을 넘는 하락세다. 지난해 10월 외국인의 이탈로 코스피 지수가 13% 급락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락장에 대한 전망 속에 경기 방어주가 주목받는다.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 중 내수업종인 유통·식품업 주요 종목이 실적 부진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이지만 은행·보험 등 금융업 및 통신업 종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증시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이후에도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보다 한국증시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 환경이 글로벌 교역·경기둔화에 대한 민감도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주·경기민감주 비중 축소 및 내수주·경기방어주 비중 확대 전략을 제안했다.
주요 은행주는 이달 들어 17일 종가 기준 신한지주(055550)가 1.93% 상승하는 등 상승세 또는 소폭 하락세를 기록해 방어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업종은 안정적인 실적 및 밸류에이션 매력, 높은 배당수익률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코스피 은행업종 지수 5월 변동률은 -1.42%로 코스피지수 대비 적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은행 업계 실적은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높은 배당 수익률에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부진한 국내 경제성장률,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은행주의 주요 리스크로 평가된다.
코스피 통신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17일 종가 기준 3.96% 상승했다. 올해 4월까지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017670)이 4.04%, KT(030200)는 1.83%, LG유플러스(032640)가 6.99%의 상승세를 각각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5G 관련 시설투자·마케팅 등 각종 비용 증가 우려가 높지만 결국 통신주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서비스에 대한 각종 혹평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입자 증가 속도, 채택 요금제 분포는 당초 기대치를 상회하는 상황”이라며 “현시점에서는 과거 7년 전 LTE 도입 당시에도 초기 비용 증가 우려를 극복하고 결국 매출액 증가 기대감으로 통신주가 큰 폭 상승했음을 상기할 것을 권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달 이후 본격적인 통신주 반등을 염두에 둔 공격적 비중확대 전략을 추천했다.
내수주인 유통업종은 최근 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성적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 종목인 이마트(139480)·롯데쇼핑(023530)은 온라인몰과 경쟁, 규제 등에 따른 부진한 1·4분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자 최근 주가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나타냈다. 면세점·백화점업계의 호텔신라(008770),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역시 최근 정부의 면세점 허가 확대 정책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로 하락세다. 코스피 유통업지수가 7.2%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였고 식음료품 지수는 6.61% 하락해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 회복 등의 성과에 따라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