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민간단체 접촉 전격 취소...'개성공단 침묵'南에 불만?

일방적 취소 北 사유에 "제반 정세상 이유"

"北 비핵화 협상 관련 韓美 당분간 안만난다"

방북 러 연구위원 외무성인사 면담내용 공개

지난해 11월 3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연대모임’에 참석한 우리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환영 공연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지난해 11월 3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연대모임’에 참석한 우리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환영 공연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중국 선양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남측 대북 민간단체들과의 실무접촉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북측은 취소사유에 대해 ‘제반 정세상의 이유’라고 언급했지만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완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남측에 불만을 표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3일 단체들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6·15 공동선언 실천 해외위원회 명의로 팩스 공문을 보내 회의 취소 및 선양 현지 인력 철수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와 사단법인 겨레하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등 단체들은 인적교류를 통해 난관에 빠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북측과 선양에서 연쇄 접촉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북측은 공문에서 취소 사유에 대해 제반 정세상의 이유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교류를 위한 실무접촉 취소는 남한 당국에 대한 북측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최근 북한을 방문한 게오르기 불리초프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회의’(CSCAP) 러시아 국가위원회 연구위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외무성 인사들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 미국은 물론 한국과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불리초프는 “하노이회담 결렬은 북한이 예상치 못했던 기분 나쁜 충격이었다”면서 “북한 인사들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 양보 의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 대해 아주 큰 모욕을 느꼈다”며 “이 때문에 하노이 이후 북한은 문을 닫아걸고 어떤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한국 등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남한당국의 대북 식량지원 공식화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개성공단 재개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파주=연합뉴스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건물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파주=연합뉴스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지난 13일 “외세의 눈치나 보며 북남관계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남조선당국의 태도는 북남선언들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의심을 자아내기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가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에게도 명백한 사실”이라며 “남조선당국이 자체의 정책 결단만 남아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재가동을 미국과 보수세력의 눈치나 보며 계속 늦잡고 있으니 이를 북남선언들을 이행하려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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