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6월 모의평가는 3~4월 시도 교육청 학력평가와 달리 재수생들을 포함한 모든 수험생이 함께 치르는 첫 시험인데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해 올해 입시의 경향 등을 가늠하는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부족한 과목과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물론 수시 지원을 위한 참고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능시험 대비 첫 수능모의평가는 오는 6월4일 실시된다. 평가원은 “2020학년도 수능시험 응시 예정자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수험생 각자의 학업 능력 진단은 물론 새로운 문제 유형과 수준에 적응 기회를 제공하고 수험 대비 방법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 전문가들은 6월 모의평가까지 남은 기간 동안 단기 학습 전략을 짜고 실제 수능을 준비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원우 이투스 강사는 “6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진이 직접 만드는 미니 수능이기 때문에 수능을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라며 “수능 학습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므로 반드시 수능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과 달리 출제 범위가 교과과정 전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과목별로 출제영역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이미지 이투스 강사는 “과목별 출제 빈도와 비중을 따져가며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2주 정도 남은 시간 동안 과목과 단원을 구분해 학습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불수능의 주범으로 꼽혔던 국어영역 등 과목별 대응전략도 세울 필요가 있다. 권규호 이투스 국어영역 강사는 “올해도 EBS 연계율이 70%로 유지된다”며 “문법과 비문학보다 EBS 연계율이 높은 문학을 중심으로 작품의 주제, 해석, 표현상 특징을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로 출제되는 영어영역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의고사에서 안정적인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다른 과목에 집중하느라 영어 공부 시간을 평소보다 줄이는 경우가 있다”며 “난이도에 따라 등급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6월부터 EBS를 중심으로 최소 학습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능 전초전인 6월 모의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입시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시험 결과가 발표된 다음부터 11월 수능까지는 시간이 약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기에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만기 소장은 “무한긍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이상과 현실의 틈을 좁힐 시기”라며 “6월 모의평가 성적이 현재 자신의 실력이라고 판단하고 수시모집 지원이 가능한 대학을 결정하며 정시를 준비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능에서 ‘가형’과 ‘나형’으로 나뉘는 수학 영역이나 사회·과학탐구 등 선택과목의 경우 6월 모의평가를 토대로 어떤 시험을 칠지 최종 결정할 필요도 있다. 유성룡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단순히 어느 과목이 성적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만 믿고 과목을 바꾸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선택 범위에 두고 있는 과목들의 6월 모의평가 문제들을 실전처럼 풀어보는 등 보다 객관적인 판단의 기준을 마련한 다음 선택과목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 여부를 가늠해 수시 지원 대학을 좁히는 것도 입시 전략의 포인트다. 현재 대부분의 수시 지원 대학들은 수능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는데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학생별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학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만기 소장은 “매년 수시에서 마지막 관문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다”며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수능에서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기에 수시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성룡 소장도 “많은 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전형, 학생부 교과전형 등 다양하게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6월 모의평가를 기존 학생부 교과성적에 더해 수시 지원 지표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모의평가의 성적은 6월4일부터 7일 사이에 이의 신청을 받아 6월10일부터 17일까지 심사를 실시한 뒤 6월25일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