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연대보증 폐지의 모든 것] 금융위, 신용불량 삭제 소급적용도 확정.

2014년이후 연대보증 면제자 대상 '관련인'등록 삭제키로.
횡령 배임 등 범법사실 없고 책임.투명경영 사실 증명돼야
도덕적 해이 커져 나랏돈 떼먹는 '불나방' 대폭증가 우려도

[연대보증 폐지의 모든 것] 금융위, 신용불량 삭제 소급적용도 확정.
지난 4월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부터 신용보증기금(신보)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 등 정책금융기관 보증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이 전면적으로 폐지됐다.

그 이전에도 정부는 창업초창기 기업에 대한 연대보증을 폐지한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말 뿐이었다. 연대보증 면제대상 기업중 절반이상이 실제로는 대표자 연대보증을 서야만 했다. 신보, 기보에서는 일정한 심사기준을 만들고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 대표자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는 만큼 실제 신보, 기보 등에서는 법인대출에 대한 보증시 경영자(대표자)의 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기업이 어려워져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될 경우 경영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까. 아직은 완전히 그렇지 않다. 여러 복잡한 문제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아래 답변은 금융위, 신보, 기보를 상대로 한 취재내용을 종합한 것이다.

-연대보증이 폐지됐으니 대출을 못 갚아도 대표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일단 법적으로는 그렇다. 연체된 은행대출을 신보나 기보가 대신 갚아준 뒤 회사 대표에게 구상권(채권추심)을 행사할 수는 없다. 회사 대표의 연대보증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대표를 ‘관련인’으로 신용정보망에 등록한다. 문제된 법인대출의 ‘관련인’이란 의미다. 이는 곧 신용불량을 의미한다. 타 신용대출의 일시 상환요구, 신용카드 정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SNS상에서 화제가 됐던 임수진 헤어뷰티 대표의 페이스북 글도 이와 관련된 것이다.

-이렇게 신용불량으로 묶어 놓으면 어떻게 재도전, 재기가 가능하겠나.

▲그래서 정부에서도 연대보증 면제와 관련해서 ‘관련인 정보등록’ 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 담당자 말로는 엄밀한 의미에서 법인신용과 개인신용은 별개이기 때문에 법인신용이 나빠졌다고 해서 대표자 개인신용까지 제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말에도 논란의 여지는 많다. 회사돈을 자기 주머니 쌈지돈처럼 쓰는 대표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련인 정보등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빌린 돈을 안 갚아도 상환의무도 없고 신용불량 등록도 되지 않는다면 도덕적 해이 위험이 큰 것 아닌가.

▲그렇다. 도덕적 해이 위험 때문에 모두 다 ‘관련인 정보등록’ 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 연대보증 면제를 받으려면 신.기보 등과 책임(투명)경영이행약정을 맺어야 한다. 대출받은 돈을 딴 데 쓰지 않고 기업경영에 충실히 사용하고, 기업회계기준에 맞춰 회계도 정직하게 작성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약정서다. 기업 대표가 기업 부실발생후 이 약정대로 기업경영을 투명하고 성실하게 했음에도 기업경영이 어려워졌음을 직접 소명해야 한다. 기업대출 연체발생부터 70일~90일 이내에 기업 대표가 이같은 소명을 하면 은행이나 신보·기보에서 약정 준수여부를 판단한다. 그 결과 기업대표가 약정서 대로 성실하게 기업경영을 했음에도 기업부실이 발생했다고 결정하면 ‘관련인 등록’을 하지 않는다.

[연대보증 폐지의 모든 것] 금융위, 신용불량 삭제 소급적용도 확정.
그래픽)연합

-‘관련인 등록’ 면제 혜택을 받는 구체적인 대상은. 소급적용되나.


▲소급적용된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법인대출에 대한 대표자 연대보증 면제를 부분적으로 시작해 이후 점차적으로 늘려왔다. 2014년 창업 3년내 우수기업, 2016년 창업 5년내 우수기업, 2017년 창업 7년내 우수기업에 적용하다가 지난 2018년4월 전면적으로 폐지했다. 따라서 과거 연대보증 면제를 적용받았던 기업의 대표자중 ‘관련인’으로 등록된 사람은 모두가 다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금융관련 제 법규의 준수 △업무상 횡령 배임 뇌물수수 자금 유용 금지 △공문서 사문서의 위.변조 등 허위자료 제출 금지 등 책임경영약정에서 요구하고 있는 7~8가지 결격사항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연대보증 면제가 시작된 2014년이후 ‘관련인’으로 등록된 사람은 올 3월말 기준으로 727명이다.

-언제부터 시행되나.

▲현재 은행권과 금융위 한국신용정보원 신보 기보 등이 모여서 ‘일반신용정보 관리규약’ 개정작업을 진행중이다. 6월중 개정해 6월28일 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책임경영이행약정 준수여부 판단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신보 기보에서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이 부실해지거나 부도가 날 경우 기업대표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확인이 곤란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관련인’으로 등록돼 신용불량 상태가 된다.

-연체 신용정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인가.

▲금융기관 공동 신용정보망에는 올리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직접 대출을 해 준 은행이나 보증을 선 신보.기보 등에는 자체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 금융기관을 이용하기는 어렵다. 신보.기보는 자체규정으로 연체정보를 남기고 서로 공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신.기보 보증을 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른 금융권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 등에는 지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연대보증 폐지로 신.기보 보증받기가 더욱 어려워 지는 것 아닌가. 과거에는 신용도가 좀 떨어져도 대표자 입보로 신.기보 보증을 받기도 했는데.

▲그 래서 금융위에서도 신.기보의 새로운 보증상품을 준비중이다. 신용도가 좀 떨어지는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출계획을 사전에 등록하고 지출역시 사전 승인받는 식으로 까다롭게 관리하는 조건으로 보증을 내 주는 상품이다. 6월중 신보와 기업은행에서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근본적으로 ‘연대보증 폐지’나 ‘관련인 정보 미 등록’이 옳은 정책방향인가.

▲논란이 있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창업·재창업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연대보증 폐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연대보증이 기업인의 책임감을 높이는 제도로서 그리 나쁜 제도가 아니라는 반론도 여전히 만만찮다. 지금도 ‘나라 돈은 눈먼 돈’으로 보고 떼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대보증 폐지, ‘관련인 등록 면제’까지 되면 얼마나 더 많은 불나방 들이 달려들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100%는 아니더라도 일정 비율로 연대보증을 유지하는게 좋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창업·재창업 활성화를 위해 연대보증 폐지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화제집중]

ad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