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정식 재판이 오는 29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9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의 첫 정식 재판을 연다. 지난 2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기소된지 107일 만이다. 재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란히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은 곳이다.
첫 재판은 검찰이 공소사실을 낭독하고 피고인 측이 이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보석 심문에서 “검찰이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쪽의 공소장을 만들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정했다. 그는 당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이 법원의 재판 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검사들의 몰이해를 지적했다. 박·고 전 대법관 측도 재판 준비절차 동안 자신들의 혐의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29일과 31일 이틀간 변호인들이 동의한 서류증거를 조사한 뒤 6월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간다. 재판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열린다.
27일 오전 10시엔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에 대한 재판절차가 시작된다. 같은 시각 형사28부(박남천 부장판사)에서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정식 재판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