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간 통화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의혹을 받는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 K씨의 징계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씨는 26일 오후 3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를 만나기 위해 공항에 일찍부터 취재진이 몰렸으나 그는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K씨는 조윤제 주미대사 등 극히 일부만 볼 수 있도록 분류된 ‘3급 비밀’인 한미 정상 간 대화 내용을 보고, 일부를 고등학교 선배인 강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혐의 등으로 외교부와 청와대의 합동 감찰을 받았다.
정상 간 통화내용은 보안업무규정상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3급 비밀로, 관행에 따라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있는 직원 일부도 열람할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해당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템 점검 결과 보안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나면 K씨 징계 뿐만 아니라 사태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K씨를 업무에서 배제한 채 감찰을 진행했고, 추가 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에 K씨를 회부할 예정이다.
K씨는 해임·파면·정직 등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사법처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차적 조사를 봤을 때 의도 없이 그랬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조사결과를 보고 엄중한 문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효상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일본 방문(5월 25∼28일)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방한한다면 일본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일정이 바빠서 문 대통령을 만나는 즉시 한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고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