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이 삼성SDI와의 배터리 공급계약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500억 유로(약 66조 원)에 달하는 배터리 구매계획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삼성SDI와 20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배터리팩 용량이 100kWh인 자동차 20만 대를 생산할 정도의 용량이다. 그러나 세부 협상 과정에서 생산량과 일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양측이 5GWh 이하의 공급량만 보장함에 따라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폴크스바겐 측은 이메일에서 “삼성은 계속 우리의 배터리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배터리 용량 제약, 공급 병목 현상, 원료에 대한 제한된 접근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배터리 확보는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며 “자동차에서 사용하기에 안전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같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기술보다 더 복잡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폴크스바겐은 연간 300GWh의 배터리 셀 공급이 필요하다”며 “강력한 글로벌 멀티공급 계약이 없으면 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300억 유로(약 4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3세대 전기차인 ID3를 판매하고, 2025년까지 50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자체적으로도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달 초 10억 유로(약 1조3천억 원)를 들여 스웨덴의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독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우는 구상을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계획에 대해 올해 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폴크스바겐의 배터리 공급업체는 우리나라의 LG화학과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중국의 CATL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