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금복지 논란, 중앙정부가 조정 능력 발휘해야"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복지수당, 사는 지역에 따라

더 받고 덜 받는 것 문제 있어

중앙정부가 기준 제시 해줘야

스마트시티 사업 활성화 하려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 완화를




“중앙정부가 ‘재정이 어렵다’는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정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김수영(사진) 서울 양천구청장은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현금복지’ 논란과 관련해 중앙정부의 조정능력을 강력 주문했다. 또 기초지자체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2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금복지 논란과 관련해) 중앙정부가 재정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사는 지역에 따라 복지 수당을 더 받고 덜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별 ‘현금 복지’ 경쟁을 막기 위해 김 구청장은 중앙정부가 일정 정도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금천구가 무상교복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자치구인 양천구도 압박을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보훈수당만 해도 우리나라를 위해 똑같이 싸웠는데 어느 자치구는 1만원을 주고 어떤 자치구는 2만원을 준다”며 “기본권과 생존권에 해당되는 것은 중앙정부가 하고 지자체에서는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의 예산을 편성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무상급식 등 광역 지자체와 기초 지자체가 재원을 분담하고 있는 ‘매칭’ 사업에 대해서도 중앙정부가 나서서 비율을 조정하면 기초 지자체도 상황에 맞는 복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구청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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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는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시 행정에 적용하는 ‘스마트시티’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특구로도 지정됐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김 구청장은 “폐쇄회로(CC) TV 데이터를 보여주면 범죄자의 특별한 행동양태 등을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아 대학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개인정보라서 줄 수가 없다고 한다”면서 “대학에서 사업 제안이 들어왔지만 법 때문에 못한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개인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다른 기관에 제공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개인의 신상을 보호하고 빅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명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법안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기업·대학에서 스마트시티과 관련한 사업 제안을 해도 법·제도에 막혀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규제 개혁과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겼지만 서울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총 2만6,000여가구 규모로 조성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14개 단지를 한데 묶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자 각 단지들이 따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하는 등 ‘각자도생’을 모색 중이다. 김 구청장은 “14개 단지 중 우선 4·5·9단지가 지난 3~4월 중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추진 중”이라면서 “종상향이 필요한 1·2·3단지의 경우 지난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서울시 관련 부처와 매달 두 세차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베드타운’으로 각인된 양천구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경제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만㎡ 규모의 목동유수지에 ‘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창업, 마케팅 및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기업들을 유입시켜 ‘중소·벤처기업 지원기지’를 만들겠다는게 김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대기업이 기술을 실증할 수 없는 공간이 없으니 넓은 공간을 내주겠다는 것”이라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구로·양천·금천구를 잇는 벤처 스타트업 혁신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혀 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변재현·이주원기자 humbleness@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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