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장세력에 피랍됐다가 300여일 만에 석방된 주 모씨의 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페이스북에 해당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무사 귀환에 수고해주신 외교부 공직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 분들에게 큰 격려와 위로가 될 것 같아 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유럽 순방 관련 현안을 보고하러 청와대에 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읽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의 딸은 “300여 일의 고통과 충격 속에서 우리 가족을 해방시켜 주신 감사함을, 벅참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돌아오신 10여 일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아직도 꿈만 같다. 온 가족이 식사하고 산책하는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절실히 깨달았다. 이 모든 게 대통령님과 정부의 노력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대통령님과 정부를 믿고 의지하는 것 외에는 도저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리비아 사정으로 좌절과 절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깨닫고 위로를 받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도 조국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셨다고 한다”면서 “아버지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가족과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시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주 씨는 외교부 강영식·이재완 국장, 전한일 센터장, 최성수 주리비아 대사, 특사로 현지에 파견된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를 일일이 거명하며 사의를 전하기도 했다. 아래는 문 대통령이 공개한 편지 전문.
대통령님께
존경하는 대통령님, 300여일의 고통과 충격 속에서 우리 가족을 해방시켜 주신 이 감사함을, 이 벅참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를 우리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돌아오신 지난 10여일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며 얘기를 나누는 이런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게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힘으로는 그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저 대통령님과 정부를 믿고 의지하는 것 외에는 도저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리비아 사정으로 수차례 좌절과 절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버지 구출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우리 정부가 국민 보호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노력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많은 위로를 받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셨다고 합니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언젠가 구출될 것이라는 확신을 한 번도 포기하신 적이 없으시다고 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님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으셨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자부심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시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아버지를 구출 해주시는 데 노력해 주신 대통령님과 외교부 트리폴리 공관, 그리고 아부다비 공관 직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매번 반복되는 면담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보듬어주신 외교부 강영식 국장님, 이재완 국장님, 그리고 전한일 센터장님, 리비아 현지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체류하면서 아버지 구출을 위해서 노력해주신 최성수 대사님, 그리고 리비아 특사로 현지에 가셔서 아버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주신 백주현 특사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가족이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 차 있듯이 대통령님과 우리 대한민국에도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2019. 5. 26 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