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을 점거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폭력성이 우려 수준을 넘고 있다. 주총장 점거에 앞서 본관 점거 시도 과정에서 돌을 던져 회사 관계자를 실명 위기에 빠트린 데 이어 조합원 차량에서 시너와 휘발유·쇠파이프까지 발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노조가 현대중공업 노조의 총파업에 연대투쟁 형태로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사태가 확대일로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10시30분께 울산 본사 밖으로 나가던 노조 승합차 안에서 20ℓ 용량의 시너 1통과 휘발유 1통, 1m 길이의 쇠파이프 39개가 회사 보안요원에게 적발됐다. 경찰은 사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너와 쇠파이프 등 시위 물품을 압수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8일 오후3시께 사측 관계자 100여명이 한마음회관을 찾아 퇴거요청을 했지만 노조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20여 분만에 대화는 끝났다. 노조원들은 협상을 위해 건물을 찾은 회사 관계자들을 향해 옥상에서 볼트와 너트를 투척했다. 다행히 모두 안전모를 쓴 상태여서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1명 맞아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27일에는 노조원들의 본관 진입 시도 과정에서 회사 직원 2명이 깨진 유리에 눈을 다치는 등 직원 10여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1명은 실명 위기다.
노조의 폭력성이 더해지자 경찰은 한마음회관 맞은편 울산대병원 주차타워 옆과 길 건너편 아파트 주변 등에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19개 중대 2,000명가량을 배치했다.
31일 주총을 앞두고 노사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성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연대를 선언하면서 사태는 더욱 꼬이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이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30년 연대투쟁의 피로 맺어진 형제 노조”라며 “형제가 싸우는데 구경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에 열린 현대중 노조 총파업 투쟁 집회에 확대 간부와 현장조직위원 등 1,000명가량이 참석했다. 현대차 노조는 또 공권력 투입시 연대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마음회관 내부를 점거하고 있는 500여명과 회관 외부를 둘러싼 1,000여명 등 현대중 노조원 1,500여명, 현대차 노조원 1,000여명,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까지 더해 주총 저지에 나선 노조원은 이미 경찰 병력을 넘어섰다. 앞서 산하 지부에 현대중 법인분할·주주총회 저지 긴급투쟁 지침을 내린 금속노조는 31일 주총 당일에는 7,000명가량의 인원을 동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자칫 유혈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