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임명된 김외숙 법제처장이 29일 “늘 강조해 왔듯이 어디에서 일하건 정부는 하나”라며 “법제처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법제처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2년 동안 함께 일한 법제처 직원들에게 법제처장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 처장은 “2017년 6월 12일 이 곳에 오게 된 것은 그동안 살면서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며 “만 25년 이상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제게 큰 도전이었고 결단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수석은 “오송역에 내려 마중 나온 관용차를 타고 청사로 오던 때, 생경하고 황량해 보이는 주변을 보며 마음은 더 긴장이 됐다”며 “그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다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낯선 곳은 익숙한 삶의 장소가 됐고 낯선 사람들은 우리 식구가 됐으며 낯선 일은 손에 익은 일감이 됐다”며 “사랑과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초대 법제처장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2018년 개헌안 심사 당시를 꼽았다. 김 처장은 “함께 밤샘하던 그 날도 잊지 못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김 처장은 “우리의 법령정비와 법령해석으로 세상은 조금 더 정의로운 곳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일로는 법제처가 2018년도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으로 상승하고, 9년 만에 정부업무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우리가 이룬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서로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나아간다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제처, 법치주의를 완성해가는 법제처, 우리가 사랑하는 법제처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갑자기 법제처를 떠나게 된 데 대해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내비쳤다. 김 처장은 “아직 완수하지 못한 많은 과제와 계획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제가 법제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 법제처 식구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그런 만큼 헤어짐이 얼마나 슬프고 아쉬운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제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처장은 “정의롭고 공정한 국민의 나라, 다 같이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한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직원들에게 늘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사법고시 31회 출신으로 노동·인권 변호사 활동을 해온 김 처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제처장으로 발탁됐다. ‘법무법인 부산’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처장을 유능한 동료로 눈여겨 봤던 덕분이다. 이어 김 처장은 전일 단행된 인사수석 교체 인사에서 조현옥 인사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청와대는 김 처장을 ‘국민 누구나 차별받지 않은 균형 인사, 열린 인사, 공정 인사를 구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