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지난해 혈세 8,000억원을 비롯해 71억5,000만달러(약 8조원)를 지원받는 대신 자구책으로 양보했던 복지혜택을 단 1년 만에 원상복구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1,700만여원에 달하는 성과급과 정년연장 확대도 올해 임금협상 테이블에 올리기로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강성 투쟁을 정부가 외면하는 틈을 타 노조가 올해 제 몫 챙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0일 자동차업계와 한국GM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국GM 노동조합은 사내 기관지 ‘민주광장’ 특별호에서 ‘2019년도 임금인상 요구’와 ‘단체교섭 별도요구’를 공개했다. 임금인상은 17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확정한 기본급 12만3,526원으로 확정됐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GM 노조가 지난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인 복지 축소 안의 원상복구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 고임금과 과도한 복지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압박하자 노동조합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복지혜택축소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노조는 1년이 지나자 돌변했다. 올해 특별요구안에 “당시는 경영악화에 따른 회사요구로 합의했지만 이후 구성원의 사기저하와 차량 구입 기피현상이 발생했고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복지혜택 원상복구를 요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차휴가를 통상임금의 100%에서 150%로 올리고 조합원 1인당(3년 차 이상) 월 50ℓ의 운전보조금을 달라는 내용이다. 자사 차량 구입 때 주는 할인혜택은 최대 21%에서 27%, 가족은 1년에 1대에 한해 16% 할인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한국GM은 지난해도 6,14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차량 개발을 위한 투자금은 산은과 미국GM에 대출형식으로 빌려야 한다. 하지만 노조는 올해 통상임금(약 409만원)의 250%와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 1,670만여원에 달하는 성과급도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요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협상장에서 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임단협 상견례에 들어간 현대차도 올해 쉽게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쟁이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도 (당국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