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기념비적 드라마로 호평 속에 방영 중이다.
125년 전 이 땅은 좌절로 얼룩져 있었다. 이에 민초들은 떨치고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민초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녹두꽃’ 속 동학농민혁명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 처절한 열망에 강력한 위기가 닥쳐왔다. 어쩌면 조선 전체의 위기일지도 모르는 상황이 시작됐다.
지난 ‘녹두꽃’ 19~20회에서 동학농민군과 맞서, 경군을 이끌던 홍계훈(윤서현 분)은 청에 파병을 요청했다. 민초들을 진압하기 위해 외세를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청은 조선에 출병했다. 홍계훈은 이제 동학농민군들을 전멸시킬 수 있다며 들떴다. 그러나 이는 천진조약을 간과한, 큰 실수였다. 청의 파병을 빌미로, 일본의 군대까지 조선 땅을 밟아버린 것이다.
사극은 역사가 스포일러다. ‘녹두꽃’ 역시 마찬가지. 앞서 동학농민군이 큰 승리를 거둔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 등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청과 일본이 조선 땅을 밟은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일이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청과 일본 외세 등장은 유독 가슴이 아프다.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백성들의 열망을 품지 못하고 외세까지 끌어들인 권력자의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00여년이 흐른 후에도 이 같은 권력자들의 모습, 이에 울분을 토하는 민중의 모습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세는 들이닥쳤고, 조선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폭풍 한가운데 놓일 것이다. 그 안에서 민초들은 또 수없이 짓밟히고 또 일어설 것이다.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송자인(한예리 분), 전봉준(최무성 분) 등 ‘녹두꽃’ 속 인물들도 변화로 요동칠 것이다. TV앞 시청자들은 이들의 변화와 삶이 궁금한 한편, 가슴이 울컥하고 씁쓸하다.
한편 청, 일본의 등장과 함께 더욱 더 강력하게 휘몰아칠 스토리를 예고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21~22회는 오늘(31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